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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과 시어스


미국에서 아마존은 현재 오프라인 소매상점에 진출하고 있다. 일각의 예상처럼 오프라인 소매상점을 무너뜨리는 것이 아니다. 지난 2년간 아마존은 11개의 오프라인 서점을 열었다. 올해 여름 아마존은 Whole Food 400여개 식료품점을 인수했다. 그리고 지난주 아마존은 Kohl과 소매상점에서의 반품처리 협약을 맺었다.



왜 아마존은 점점 더 전통적인 소매상처럼 행동하는가? 아마존의 행동전략은 오래전 한 성공적인 기업의 행보를 그대로 따라가는 것처럼 보인다. 바로 시어스, 로벅 앤드 컴패니, Sears말이다. 오늘날 Sear’s의 모습은 좀비기업에 불과하지만, 100여년전 Sear’s는 우편판매회사에서 시작해 대규모 유통기업으로 성장하였으며, 오늘날 아마존만큼이나 혁신적인 기업이었다.


시어스 카탈로그

 

아마존과 아마존의 진화, 전략 그리고 미래에 대해서 이해하고 싶다면, Sears에 대해 알아야 한다.

 

인터넷이 존재하기전 그 위치를 차지하고 있던 것은 바로 우편이었다. 미국의 남북전쟁이 끝난 후, 전보, 철도 그리고 택배와 같은 여러 새로운 커뮤니케이션과 운송수단이 등장했다. 그 덕분에 미국의 소비자들은 집에서 쇼핑을 하고 물건을 받아 볼 수 있게 되었다. 쇼파에 앉아 카탈로그를 보면서 보석, 음식 그리고 책을 주문했고, 상인들은 철도를 통해 상품들을 택배로 배송하였다.

 

19세기말 창업된 이래, 역사상 가장 유명한 카탈로그로 잘 알려진 Sears, Roebuck & Company의 역사는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러나 사람들이 잘 모르고 있는 것은, Sears가 우편판매회사에서 성공적인 오프라인 소매상점으로 전환하는데 성공했다는 것이다.


초창기 Sears가 팔던 시계


아마존이 첫번째 온라인 서점이 아니었듯, Sears역시 첫번째 우편판매회사는 아니었다. 그러나 결국에 아마존과 Sears는 업계에서 정상을 차지했다. 아마존과 마찬가지로 Sears 역시 단 하나의 상품만을 전문적으로 다루면서 시작했다. 바로 시계이다. 그러나 역시 아마존처럼 Sears 역시 총기, 축음기, 자동차 그리고 식료품까지 광범위한 제품을 취급하면서 급성장했다.

 

초기부터 시어스는 비록 수익은 적을지라도, 경쟁업체의 추종을 불허하는 다양한 상품군을 취급하면서 소비자들로부터 인기를 끌었다. 광범위한 상품, 합리적인 운영으로 많은 소비자들에게 Sears는 무언가를 사려할 때 반드시 고려해야 할 선택지가 되었다.


 

충성도 높은 소비자층을 구축함으로써 Sears는 제조업체와 도매상으로부터 더 싸게 제품을 구매할 수 있었다. Sears는 시카고를 비롯한 각 도시에 거대한 물류창고를 구축하고 엄청나게 몰려드는 소비자들의 주문을 처리했다. 물류창고에서는 공기 압축 튜브를 통해 여러 부서 및 관계자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1895년에서 1905년사이 Sears의 수익은 75,000달러에서 3,800만달러로 약 50배 이상 급증했다. (지난 10년간 아마존의 매출은 10배정도 증가했을 뿐이었다.)


소매시장으로의 진출


미국 기업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50년을 보낸 후, Sears미친 짓을 했다. 바로 가게를 오픈한 것이다.

 

1920년대 초, Sears는 전후 심각한 경기 후퇴에서 벗어난 것을 깨달았다. 그러나 시장에는 계속된 도전이 있었다. 바로 체인점의 등장이었다. 기업의 혁신을 계속하기 위해 Sears1차대전 퇴역 장성이었던 로버트 우드를 영입했다. 로버트 우드는 Sears에 재직하면서 미국 통계국과 통계 연감을 마케팅 전략의 보고로 만들었다.


타임지의 표시를 장식한 로버트 우드

 

연방정부가 작성한 통계를 확인한 우드는 미국의 중심이 농장에서 도시로 옮겨왔고 다시 도시에서 교외로 이동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우드의 계획은 Sears 역시 사람들을 따라 교외로 나가는 것이었다.

 

첫번째 매장은 경영상 편의를 위해 Sears의 우편판매 창고들 내에서 오픈했다. 그러나 곧 다른 위치에도 매장을 개설했다. 메이시스(Macy’s)와 같은 도시 백화점과 경쟁하는 것만으로는 만족하지 못했던 우드는 땅값이 싸고 주차공간을 확보하기 편했던 교외지역에 새로운 Sears 매장을 오픈하기 시작했다.

 


Sears의 컨셉은 꾸밈 없는것이었다. 배관 도구와 자동차 부품과 같은 물품들을 취급했던 Sears였기 때문에 우드는 처음엔 젊은 소비자들이 건조하고 딱딱한 인테리어를 선호할 것이라 생각했다. 그렇기 때문에 첫번째 매장의 인테리어 컨셉은 마치 군 보급기지를 연상케 했다. 물론 이는 실패로 끝났다. Sears는 결국 더 고급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도록 매장들을 재설계 해야 했다.

 

그러나 Sears의 소매상점 진출은 엄청나게 성공적이었다. 1925년에 미국에는 Sears의 매장은 단 하나도 없었지만 1929년 되자 무려 300여개로 급증했다. Montgomery Ward는 매장의 90%를 시골이나 소도시에 지었다. Woolworth는 부유한 도심지역에 집중했던 반면, Sears는 도시와 교외 시골, 그리고 부유하거나 빈곤한 지역, 농업지역과 공업지역 전부에 다 베팅했다. 그러나 이는 통계적으로 면밀한 분석 끝에 이루어진 것이었다.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던 미국 남부, 남서부 그리고 서부지역 도시들에 집중해서 매장을 오픈한 것이다.

 

Sears는 내구재 상품을 취급하는데 만족하지 않았다. 오늘날 아마존처럼 Sears역시 내구재 상품에서의 우위를 바탕으로 인접 분야로 사업을 확장했다. 거대한 자동차 부품 사업을 바탕으로 SearsAllstate라는 브랜드로 자동차 보험을 판매했다.

 


상품판매에서 서비스 판매로 전환하는 것을 보고 아마도 아마존의 AMS(Amazon Web Services)와 아마존 비디오(Amazon Video)를 떠올렸을 수도 있을 것이다. 애널리스트들은 아마존이 왜 책과 기저귀 그리고 TV까지 팔려 하는지 궁금해했다. 그러나 겉으로 보이기에 매우 이상해 보이는 이런 아마존의 전략은 Sears의 오래된 전략에 기반을 두고 있다. 바로 소비자의 삶에서 뗄 수 없는 일부분이 되고자 하는 것이다.

 


시어스와 아마존 비교


Sears의 전략과 아마존의 전략이 얼마나 유사한지 알면 깜짝 놀랄 것이다. 두 회사의 성장은 모두 효율적인 운영, 저렴한 가격 그리고 미국 인구 통계 변화에 대한 예리한 통찰력에 기반을 두고 있다.  

 

그렇기에, Sears의 역사를 보면 아마존의 미래를 예측해볼 수 있을 것이다.

 

먼저, Sears는 소매상점과 우편판매 서비스가 서로 상충되지 않는 다는 것을 증명해 보였다. 그리고 지금까지는 아마존의 소매상점이 있는 곳에서 온라인 매출은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둘째, 비록 Sears가 결국에는 소매상점에서 큰 성공을 거두긴 했지만, 그 이행과정은 결코 평탄하지 않았다. 처음에 Sears는 블루칼라 소비자들이 건조한 인테리어와 그 쇼핑 경험을 좋아할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Sears는 결국 가족단위 소비자들을 유혹하기 위해 매장을 아름답게 꾸며야 했다. 아마존 서점의 스파르타 스타일 인테리어 디자인은 이미 혹평을 받고 있으며, 아마존 같은 물류 거인 역시 인테리어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경영진이 뒤늦게 깨닫고 있다.

 


셋째, 아마존은 Sears처럼 거대한 규모가 장점이자 단점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고 있다. SearsSears는 소매, 제조, 마케팅, 유통 모든 분야를 모두 다루며 미국 경제의 축소판이 되었다. 각 물류창고는 하루에 10만개 이상의 주문을 처리했으며, 16개의 제조 공장에서는 유명한 주방용품, 가구들을 생산했다. 그리고 뉴욕지사는 의류사업에 집중했다.


아마존 역시 같은 길을 가고 있다. 사실 지난 목요일 아마존은 뉴욕지부에서 수천명의 마케팅 인력을 추가로 채용한다 밝혔다. 그러나 Sears가 지역 소매상점들, 특히 시골지역의 소매상점들의 분노를 불러일으켰듯, 아마존 역시 소매상들의 분노와 규제당국의 이목을 끌지 않고 확장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이미 확인했다. 



미국내에서 불평등이 확대되면서 아마존의 소매업계로의 확장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그러나 여기에 대해서도 Sears는 다시 한번 아마존에 대한 좋은 선례를 보여주었다. Sears는 미국의 인구통계를 분석하여 남부와 서부의 급성장하는 도시에서 사람들이 좋아했던 장난감과 자동차용 부품들을 집중해서 판매함으로써 빠른 성장을 할 수 있었다.

 

아마존 역시 미국의 인구통계를 로드맵으로 삼고 모바일 쇼핑과 가정용 AI비서 같은 신기술을 활용해야 한다. 지난 6개월간 아마존은 Whole Foods와 고소득지역의 부동산을 확보하기 위해 130억 달러를 지출했다. 동시에, 저소득층 구매자가 프라임 서비스를 구독할 수 있도록 할인행사를 진행했다.

 

과연 Sears처럼 아마존도 모든 사람들을 위한 모든 것을 갖춘 상점이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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