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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경제의 모든 분야를 지배하는 아마존

category # 생 각 들 2017. 7. 5.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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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 접근을 원하는 회사는 아마존의 서비스를 이용하는 수밖에 없게 되었다




사람들은 아마존을 놓고 대부분 소매회사라 생각한다. 흔히 할 수 있는 착각이다. 어쨌거나 아마존은 세계 그 어떤 회사보다 더 많은 옷과 전자기기와 장난감 그리고 책을 판다. 작년 미국인들이 온라인에서 지출한 돈의 절반은 아마존에서 사용되었다. 2015년까지만 해도 미국인들은 무언가를 사고 싶을 때는 구글 같은 검색엔진을 사용했지만, 이젠 그냥 바로 아마존에서 시작한다.

 

그러나 이러한 현상만을 놓고 아마존을 단순한 소매회사라 간주하는 것은 매우 큰 착각이다. 그리고 아마존의 우리의 자유와 자유경쟁 시장에 미치는 위협은 이 같은 인식 아래 매우 간과되어 왔다.

 

아마존은 단순히 물건을 파는 것이 아니라, 티셔츠에서 유아용 물티슈에 이르기까지 수천 개의 제품을 생산하고, 영화와 TV쇼를 제작하며, 레스토랑에 예약과 대출 서비스를 제공하며 조만간 처방 의약품도 취급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제프 베조스는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베조스의 베전은 아마존이 우리 경제의 기반 인프라 전체를 통제하는 것이다. 아마존의 웹사이트는 이미 온라인 디지털 상거래 분야에서 지배적인 플랫폼이다. Amazon Web Services는 이미 전 세계 클라우드 컴퓨팅 용량의 44%를 관리하며, 넷플릭스부터 미국 중앙정보부(CIA)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의 거의 모든 기업과 개인이 이를 사용한다.

 

시장에 접근을 원하는 회사는 아마존의 서비스를 이용하는 수밖에 없게 되었다. 아마존의 프라임 서비스와 디지털 비서 Alexa를 통해, 소비자들은 삼성의 가전기기부터 포드의 자동차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서비스와 상품들을 주문할 수 있다. 대부분의 아마존 프라임 회원들은 더 이상 종종합가전매장 따위를 이용하지 않는다. 이는 결국 리바이스나 GE와 같은 대기업부터 중소기업 그리고 작은 소매상들 심지어 동네장사를 하는 소상공인들까지 아무튼 무언가를 팔고자 하는 기업과 개인들은 아마존 이외에는 다른 대안이 없어지게 되는 결과를 낳았다.

 


아마존은 수조 달러 짜리의 독점 기업이다



아마존은 이런 독점적 지위를 이용하여 가격과 판매조건을 마음대로 통제할 뿐더러, 아마존 플랫폼에서 판매하고 있는 기업들의 빅 데이터를 수집하여, 이들의 경쟁력을 약화시키기까지 한다. 아마존에 등록한 기업의 특정 제품이나 서비스의 인기가 높아지면, 아마존은 자체적으로 이 상품을 도입해 직접 판매에 나선다. 어떤 연구에 따르면, 소매상이 어떤 제품을 아마존에서 판매하기 시작하고 2주도 지나지 않아 아마존이 직접 동일한 상품을 더 낮은 가격에 팔고 있는 것을 발견하기도 했다.

 

직접 판매를 하거나 혹은 소매상들을 위한 플랫폼을 제공하면서 아마존은 말 그대로 공급자들을 쥐고 흔들 수 있는 강력한 무기를 가지게 되었다. 지난달, 아마존은 자사의 플랫폼 상에서 모조 나이키 제품을 판매하는 위조업자들을 경찰에 고발하는 동시에 나이키와의 협상을 통해 지금까지 아마존에 직접 제품을 공급하지 않던 정책을 버리고 나이키의 전 제품을 아마존에서 팔 수 있도록 했다. 또 출판업자가 아마존과의 전자책 가격 협상에서 호의적으로 나오지 않자, 아마존은 즉시 해당 회사에서 출판한 오프라인 서적에서 판매 버튼을 제거해 버리기도 했다.

 

온라인 상거래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지만, 아마존이 이미 이 분야를 꽉 잡고 있기 때문에, 온라인 상거래 시장은 이미 더 이상 의미 있는 시장이 아니게 되었다. 아마존이라는 단일 기업이 장악하고 있는 경기장에서 우리는 아마존이 정한 규칙에 따라 그저 물건과 상품을 교환할 뿐이다.

 

투자자들은 이 같은 상황이 내포하는 의미에 대해 아주 잘 알고있다. 실리콘 밸리 투자자의 표현에 따르면, 아마존은 수조 달러 짜리의 독점 기업이다. 이와 같은 표현은 왜 아마존의 주가가 현재의 수익과 상관없이 폭등하고 있는지를 잘 설명해 준다. 투자자들은 이 독점 체제가 가져올 미래의 수익에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는 이미 현실로 어느정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아마존은 Whole Foods를 인수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리고 이 발표가 나오자 일반적인 인수합병시 나타나는 주가흐름과 달리 아마존의 주식은 연일 폭등했다. 그리고 이 주가 상승만으로 134억 달러에 이르는 인수 금액이 거의 확보되었다.

 

투자자들은 아마존이 가지고 있는 독점적 지위를 이미 확신하고 있지만, 규제 당국은 아직 아마존을 어떻게 규제해야 하는지 감을 잡지 못하고 있다. 이번 Whole Foods 인수 건은 규제 당국의 승인이 필요하며, 이는 규제당국이 맞이하는 새로운 테스트가 될 것이다. 만약 규제당국이 전통적인 관점에서 이번 인수건을 심사한다면 오프라인 소매시장(Whole Foods)에 새로 진입하는 온라인 쇼핑몰(아마존)으로 간주할 것이다.

 

그러나 이는 말 그대로 아날로그적인 사고방식이다. 우리는 온라인 쇼핑가 오프라인 쇼핑의 경계가 사라지는 시대에 살고 있으며, 앞으로도 점점 더 많은 상업활동이 디지털 방식으로 전환될 것이다.



우리는 자연스럽게 시장과 시장의 인프라스트럭처를 모조리 장악한 괴물을 목도하게 될 것이며이 괴물이 어떤 부작용을 초래할지에 대해서는 알 수 없다



Whole Foods를 인수함으로써 아마존은 상업분야에서의 영향력을 더 확대 할 수 있다. 또 아마존이 온라인에서 뿐만 아니라 오프라인에서도 소비자들의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실제로 아마존은 최근 특정 매장에 있을 때 다른 회사의 웹사이트에 접속하지 못하도록 하는 기술에 대해 특허를 신청했다.

 

또 아마존은 지금까지 크게 활성화되지 않았던 온라인 식료품 시장에서 지배적인 위치를 차지 할 수 있는 신선한 식료품 공급 네트워크를 확보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 뿐만 아니라 미국 각 도시의 주요 상권에 자리 잡고 있는 460여개의 Whole Foods의 매장은 온라인 구매상품 배달의 종말단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주문한 상품을 빠르게 배달하는 것이 온라인 쇼핑의 주요한 경쟁 요소임을 고려한다면 이 같은 인프라를 장악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아마존의 이 같은 독점은 UPSFedEX와 같은 경쟁업체들의 약화를 초래하며, 배송업체의 약화는 아마존과 경쟁하고 있는 다른 온라인 쇼핑몰의 약화를 의미하게 될 것이다.


 

제프 베조스와 아마존의 이번 베팅은, 사람들이 아무런 어려움 없이 아마존에서 자연스럽게 물건을 구매하도록 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그리고 이 같은 베팅이 성공한다면, 우리는 자연스럽게 시장과 시장의 인프라스트럭처를 모조리 장악한 괴물을 목도하게 될 것이며, 이 괴물이 어떤 부작용을 초래할지에 대해서는 알 수 없다. 미국인들의 일상생활에서의 거의 모든 선택이 아마존의 손아귀에 놓여져 있게 되었다. Alexa에게 배터리 구매를 명령해도 Alexa가 듀라셀을 구매할지 에너자이저를 구매할지에 대해서 우리는 결정하지 못한다. 그리고 다음날 배달된 것은 아마 아마존에서 제조한 배터리일 것이다. 전자책 Kindle의 베스트 셀러의 목록을 보면 아마 대다수가 아마존이 발행한 책들일 것이다. 아마존의 쇼핑몰에서 다른 회원의 구매목록버튼을 클릭하게 되면 아마존의 알고리즘은 가장 적합하지 않은 상품일 경우에도 아마존의 자체 제품을 더 높은 위치에 표시하고 있다.

 

아마존의 이번 Whole Foods 인수 시도는 경고로 받아들여져야 한다. 과거 경제호황을 이끌었던 반독점 법안은 폐지되었고, 오늘날의 대형 기술 독점 기업들은 너무 많은 권력을 장악했다. 셔먼 독점 금지법의 공동 발의자였던 미국의 존 셔먼 상원의원은 1890년 법안 투표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리가 정치 권력에서 왕을 섬길 수 없다면, 마찬가지로 우리의 삶과 직결되는 생산, 수송, 판매 분야의 어떤 왕도 섬겨서는 안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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