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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적응계(Complex Adaptive Systems)란 무엇일까? 그리고 복잡적응계가 우리 삶의 다양한 분야에서 미치는 영향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복잡적응계가 무엇인지, 그리고 마찬가지로 어떤 것이 복잡적응계가 아닌 것인지 설명하기 위해서 주행 시스템이라는 예시를 살펴보자. 주행시스템은 간단히 표현한다면 자동차이다.

 

한 눈에 본다면 차의 인테리어는 꽤나 어지럽다(complicated). 좌석도 있고 벨트와 여러가지 버튼들, 손잡이, 핸들 같은 것들이 어지럽게 조합되어 있기 때문이다. 만약 여기서 좌석을 떼어낸다면 차의 인테리어는 덜 복잡해진다. 그러나 자동차의 주행 시스템은 본질적인 기능을 유지하며, 따라서 우리는 자동차 인테리어를 복잡(complex)하다고 부르지 않는다.

 

그러나 자동차의 주행 기능을 담당하는 기계장치들은 복잡(complex)하다. 이 기계장치는 상호 의존적인 부품들이 있어, 전체 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려면 모든 부품들이 동시에 제 역할을 해야 한다. 이 부품들이 맡고 있는 각각의 고유한 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며 상호작용할 때 자동차의 주행 기능이 정상적으로 발휘될 수 있다.

 

좌석 대신에 엔진의 부품을 제거해보자. 좌석이 제거되었을 때와 달리, 엔진의 그 부품은 전체 주행 시스템 내에서 필수적인 역할을 맡고 있고, 이 부품이 사라진다면, 전체 주행 시스템은 제 역할을 발휘하지 못하게 된다. 따라서 이 주행 시스템은 복잡성(Complexity)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여기에 여전히 적응성(Adaptive)은 포함되지 않는다.

 

복잡(Complex) 적응(Adaptive)계를 이해하기 위해선 다음과 같은 예시를 떠올려 보자. 어떤 도로에 수십개의 주행 시스템이 동시에 위치하고 있으며, 이 시스템의 최종 목표는 주어진 시간 내에 각자의 목적지에 도착하는 것이다. 우리는 이를 교통(Traffic)이라 부르며, 교통은 각각의 시스템이 서로의 행동에 적응(Adapt)하는 복잡(Complex)계이다.

 

대도시를 향하는 주요 간선도로 위, 길가에서 불에 타고 있는 차를 발견했다. 소방관들은 불을 끄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자연스럽게 도로위의 차들은 이 불타는 차를 구경하기 위해 속도를 늦춘다. 제일 앞서가던 차가 속도를 줄이면, 뒤따르던 차도 속도를 줄인다. 이 뒤에 따라오던 차들도 당연히 속도를 줄일 수 밖에 없다. 모든 이들이 영향을 받으면서 교통체증이 일어나게 된다. 이 교통체증은 시스템 내에 있는 참여자들의 상호작용으로 인해 발생한 것이다.

 

교통체증이 일어나면서, 이 도로에 진입할 가능성이 있는 자들은 이들을 그룹2’ 명명하자- 스마트폰 교통안내 시스템을 통해 이 도로에 교통체증이 발생했고 해소되려면 앞으로도 몇 시간이 더 걸릴 것이란 사실을 알게 된다. 이 사실을 알게 되면 그룹2는 다른 경로를 찾으며 적응(Adapt)하게 된다. 만약 이 대도시로 들어가는 우회로가 하나밖에 없다고 가정한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이 우회로 역시 당연히 교통체증이 발생하게 될 것이다.

 

이제 이 시스템에 참여하고 있는 3번째 그룹을 생각해보자. 3번째 그룹은 2 도로의 교통체증을 확인하고 이제 어느 쪽 도로로 가야 할지 선택해야 한다. 3번째 그룹의 행동을 예측하기는 상대적으로 더 어렵다. 만약 그룹2에 속한 사람들 대부분이 우회로를 선택했다면 이 우회로의 교통체증이 더 심할 것이고 따라서 그룹3의 사람들은 원래 도로를 선택한다고 예측할 수 있다. 그리고 이를 예측하고 우회로를 선택할 가능성 역시 존재한다. 그리고 그냥 어디도 가지않고 집에 있는 것을 선택할 수도 있을 것이다.

 

우리가 위와 같은 현상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교통과 같은 복잡적응계에서는 경우의 수가 급격하게 늘어난다는 것이다. 겨우 3번째 참가자 그룹 까지만 가정했음에도 불구하도 이들의 행동을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까지는 아니지만 매우 어려워졌다.


 

복잡적응계의 핵심요소는 사회적 요소이다. 자동차 엔진의 부품들은 서로 연락을 주고 받지는 않고 그저 서로의 역할을 하며 굴러갈 뿐이지만, 운전자들은 서로에게 영향을 끼친다.

 

이 같은 현상을 또 어디서 관찰할 수 있을까? 주식시장이 여기에 딱 들어맞는 사례이다. 유명한 경제학자인 케인즈의 발언을 한번 인용해보자. 고용, 이자, 및 화폐의 일반이론(The General Theory)에서 케인즈가 설명한 주식시장의 속성이다.

 

"직업적 투자자는 100장의 사진 가운데서 가장 얼굴이 아름다운 6인을 선택하여 그 선택이 투표자 전체의 평균적인 선호에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상품이 수여되는 신문(新聞)투표와 비교될 수 있을 것이다. 이 경우 각 투표자는 그 자신이 가장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얼굴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투표자들의 취향에 가장 잘 맞을 것으로 생각되는 얼굴을 선택해야 한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은 자신의 판단으로 가장 아름다운 얼굴을 선택하는 것도 아니며, 더구나 평균적인 의견이 가장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얼굴을 선택하는 것도 아니다. 평균적인 의견이 어떤 평균적인 의견을 기대하고 있는가를 예견하는 것에 우리의 지력(知力)을 집중시키는 제 3차의 영역에 우리는 도달해 있는 것이다.”

 

교통과 마찬가지로 주식시장의 복잡성과 적응성에 대한 훌륭한 설명이다. 주식시장의 참여자들은 서로 상호작용하며,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행동할지를 예측하고 이에 적응(Adapt)한다. 주식가격은 이런 방식으로 하루 종일 출렁거린다. 이 시스템 안에서 결과를 예측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예를 들어, 매우 숙련되고, 영향력도 있으며 행운도 따르는 사람이 성공적으로 주식시장 폭락을 예측했다고 가정하자.(실제로 2008년에 폭락을 예측한 소수의 사람들이 있었다.) 5년 후 그는 공개적으로 2번째 폭락을 예언한다면, 시장에서 사람들은 보유한 주식을 재빨리 내다 팔 것이다. 그리고 이 내다파는 행동으로 인해 실제로 주식시장에서는 폭락이 일어나게 된다. 단지 시장이 폭락할 것이란 예측이 있었기에 실제로 시장이 폭락한 것이다. 라디오에 방송되는 교통방송처럼, 관찰하고 예측하는 행동 그 자체가 실제 시스템의 행동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이러한 이해는 복잡적응계가 아닌 것들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날씨를 생각해보자. 일기예보에서 목요일에 비가 온다고 예보를 한다면, 이로 인해 비가 오거나 오지 않을 가능성이 있을까? 당연히 아니다. 일기 예보를 하는 행위는 실제 기상 상황이 어떻게 될 지에 대해 전혀 영향을 끼치지 못한다. 비록 기상상황에 영향을 주는 수많은 요소가 상호작용하기에 매우 복잡하긴 하지만, 그래도 충분한 데이터와 기상모델 그리고 경험이 있다면 어느정도 예측은 할 수 있다

 

다른 한편으로, 인류의 영향으로 인해 지구 온난화 등 기후변화가 일어난다고 생각하면 이 역시 적응성(Adaptive)가 있을 수 있다. (지구 온난화에 대한 예측과 이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실제 진행되고 있는 온난화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수 있지 않은가?)

 

따라서 참여자들의 행동이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은 날씨(Weather)와 기후(Climate)의 차이에 있어 핵심적인 요소이다. 그리고 이는 복잡하기만 한 시스템과 복잡하면서 동시에 적응성이 있는 시스템과의 차이점이기도 하다. 복잡적응계에서 결과를 고려할 때, 고차원적인 고려를 하는데 실패한다는 것은, 예측을 하는데 있어 과신(Over Confidence)가 발생하는 주요 원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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