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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CGV 아이맥스



오늘 새로 개장한 용산 CGV IMAX에서 덩케르크를 보고 왔다. 무슨 세계에서 3번째로 큰 아이맥스 전용관이라 그랬나? 미국에서는 70mm 필름으로 상영한다그러던데 우리나라에는 레이저 상영관 밖에 없다 그러더라. 당연히 레이저 영사기가 더 좋은 건줄 알았는데, 70mm 필름이 더 좋은거래. 뭔가 우리가? 이제 뼛속가지 디지털 세대구나 생각이 듬. 당연히 디지털이 더 좋은거라 느껴지니까. 


알고보니까 70mm 영사기가 옛날 영화관에서 쓰던 방식인데 돈이 너무 많이 들고 상영하는게 힘들어서 점차 디지털로 바뀐거라고. 아무튼 오늘 날씨가 겁나게 더웠는데 용산 CGV가니까 평일 대낮인데도 사람들이 엄청나게 많더라. 영화관 둘러보니까 8월 개봉하는 택시 운전사 시사회가 용산 CGV에서 하나보던데, 무대 올라가 있고 사람들이 엄청나게 줄서서 기다리고 있더라. 영화 시작할때 부터 줄 서 있던데 영화 끝날때까지 계속해서 서 있었음. 


경기도 소도시에서만 20년을 살아서 그런지 서울은 갈때마다 너무 다른 세상같다. 건물들도 엄청나게 높고 삐까뻔쩍하고 더 신기한건 그 엄청난 공간안에 또 사람들이 꽉꽉 들어참. 하긴 영화관 들어가서 아이맥스 스크린 크기 보니까 사람들이 이렇게 많아야지 투자한거 뽕을 뽑을 수 있겠거니 싶더라. 


내 자리가 중간은 아니고 E열에서 살짝 왼쪽으로 치우친 자리였는데 처음에 들어가서 딱 앉아있으니까 생각보다 더 큰 스크린에 완전 압도됨. 보통 건물 4층정도 높이라고 들었는데 더 높아보임. 적어도 아파트 6층정도는 되는 것 같던데 보통 아파트 한 층 높이가 대략 3~4미터는 되니까 6층정도는 되야하지 않을까? 게다가 화면도 커브드 형태로 되어 있어서 뭔가 더 불편한 느낌이 들었음. 그리고 얼마 안 있어서 예고편이랑 각종 광고들이 나오는데, 솔직히 이때 겁나 실망함. 


물론 다른 영화관 가도 영화 상영전에 나오는 광고들 화질이 안좋긴 한데, 뭔가 오늘은 아이맥스 오랜만에 간거라 그런지 광고도 화질 빵빵하기를 기대했었는데, 실내 조명 때문에 그런가 너무 흐리고 화면도 다 뭉게져서 나오는 것 같았음. 그래서 아놔 자리 잘못잡았나 싶었음. 그래도 다행히 실내 조명 다 끄고 영화 상영시작하니까 화질 선명하게 나와서 이런 생각은 다 없어지더라. 


근데 원래 아이맥스에서 영화보면 처음에 시작할때 카운트 다운 해주는거 있지 않나? 무슨 영화 그 이상의 경험을 느끼게 해주겠다? 막 이러면서 10,9,8,7 이런거 해줬던 걸로 기억하는데 덩케르크는 그냥 시작하더라. 내가 못본건가? 광고만 막하다가 불꺼지고 검은색 화면에 2차대전 발발하고 어쩌구 하면서 자막 뜨면서 바로 시작하던데. 




소리로 보는 영화 덩케르크



아무튼 덩케르크 영화가 그런건지 아이맥스 영화관이 그런건지 모르겠는데 오늘 영화보면서 느낀것은 화면보다 사운드가 훨씬 더 중요하단거. 영화 처음에 시작해면 텅 빈 도시에 패잔병들이 어슬렁 거리는데 우리의 주인공은 궁상맞게 꽁초 주워다가 담배 피는 걸로 시작함. 이 꽁초 주워 피는 궁상맞은 양반이 사지에서 필사적으로 탈출하는 것이 덩케르크의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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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가 스펙타클하다는 표현은 적절하지 않은데, 스펙타클하다는것은 볼거리가 많다는 뜻이지만, 덩케르크에서 볼거리는 그리 많지 않음. 아니 아무리 현실적으로 전쟁을 표현한다고 해도, 당시 덩케르크 해안가에 몰려있던 연합군 장병만 40만인데 할리우드 체면에 겨우 그정도 표현가지고 퉁칠려고 하면 되나? 많아봐야 한개 연대정도로 밖에 안보이던데. 


012


당시 연합군에 배속되어 있던 수 백대에 달하던 전차와 6만대가 넘는 차량들은 다 어디로 갔고, 연합군 장병들을 구출하러 달려온 몇 백척에 이르는 함대와 민간인 선박들은 다 어디갔으며, 이들을 엄호하기 위해 혹은 방해하기 위해 하늘을 뒤덮었던 영국, 독일 양국의 전투기와 폭격기들은 다 어디갔는지 모르겠다. 


사이즈로만 보면 육군은 한개 대대, 그리고 이들을 구출하기 위한 구축함 1척 또 이들을 엄호하기 위한 스핏파이어 3대와 민간인 선박 10여척. 이게 영화에 나온 영국군의 규모였음. 볼거리로 따지자면 차라리 그 국제시장에 나왔던 흥남 철수장면이 더 볼만했음. 시각적 즐거움은 그리 크지 않았다는 뜻.


스핏파이어영국의 유일한 공군력.... 스핏파이어 3기


아무튼 그런데 또 영화가 실망스럽냐 하면 그건 아니야. 일단 사운드가 엄청남. 그냥 귀로 듣는 영화였음. 덩케르크 관람 후기에 다큐멘터리 같았다는 평이 꽤 많던데, 이게 그 이유였던 것 같음. 시각적으로 그리 화려하지는 않은데 사운드는 바로 옆에 있는것 마냥 고막을 후두려 패니까 강건너서 영화구경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진짜 그 상황 안에 있는 것 처럼 느껴지는 거? 


예전에 그래비티도 왕십리 아이맥스에서 관람했었는데, 그래비티가 뭔가 시각적으로 그 상황안에 몰입하게 하는 영화라고 하면 덩케르크는 청각적으로 그 치열한 상황으로 데려다 놓는 느낌. 시작에 첫 총소리가 들리자마자 영화관에 있는 사람들 전원이 움찔함. 심지어 내 옆에 앉아있던 어떤 여자분은 들고 있던 팝콘 쏟을뻔 하더라. 


총알 날라오는 소리, 포탄 터지는 소리, 비행기 엔진소리가 귀로 들리는게 아님. 그 진동이 온몸으로 느껴지더라. 그리고 끊임 없이 흘러나오는 비장한 BGM도 한 몫 한듯. 이거 영화보러가기전에 관람 후기 같은거 몇 개 보니까 한스 짐머? 이 사람 욕하면서 막 엄청 호불호 갈리던데, 괜히 쓸데 없이 비장한 BGM 계속 깔아둬가지고 거슬렸다고. 



근데 영화 직접 보니까 소리가 엄청 스펙타클하고 웅장하고 그런게 아니라 BGM 말 그대로 배경음으로 촥 깔려서 나와서 그리 거슬리지는 않았음. 솔직히 BGM이 어떤 멜로디였는지도 기억이 안남. 그냥 자연스럽게 계속 깔려서 그 상황에 대한 이미지를 전달해준 것 같았음. 지금까지 경험상 블록버스터 영화에서 BGM이 가장 임팩트 있었던건 퍼시픽 림. 따라라딴딴 따 다~ 이거 영화관에서 보고난다음에 일주일 내내 흥얼거리고 다녔음. 


근데 덩케르크 BGM은 뭔지도 기억 안나는거 보니 좀 심심했던 멜로디였었는 듯. 하긴 영화 자체가 막 엄청나게 긴장이 고조되고 감정적으로 폭발하는 씬이 없어서 그런가 BGM도 막 과장해서 쿵쾅 거릴 필요가 없었던 것 같기도 함. 그런데 계속해서 이런 잔잔하면서도 긴장감을 올려주는 음악이 끊임 없이 나오고, 온몸이 떨릴 정도로 총소리 포탄소리 엔진소리가 쿵쾅대면서 들려오니까 영화 후반부쯤 되서부터는 막 속이 울렁거렸음. 멀미난 것 처럼. 카메라 워크도 막 엄청 어지러웠던게 아니였기에 화면때문에 속이 안좋았던건 아닌 것 같고 아무래도 원인이 사운드였던 것 같음.  


다만 그렇다고 화면은 큰 역할은 하지 않으니까 아이맥스에서 볼 필요 없나? 이런 질문을 받는다면 대답은 그래도 볼 수 있으면 아이맥스에서 봐야 한다. 내가 좀 앞에서 보기는 했지만, 시야에 꽉차는 압도적인 화면은 그래도 엄청난 몰입감을 선사함. 

 

이번 영화가 104분 러닝타임 전부를 아이맥스로 찍었다고 하는데 화면비가 항상 일정하지는 않더라 왜그런지? 덩케르크가 해변에서의 1주일, 바다에서의 1일, 그리고 하늘에서의 1시간을 표현한 영화라고 하던데 이 중 바다 씬 즉, 덩케르크로 구조하러 가는 민간인 선박을 다룬 씬에서는 화면이 위 아래가 짤린 가로로 긴 일반적인 영화처럼 나옴. 나름 이유가 있겠지만 확실히 아이맥스의 광활한 화면을 보다 짤린 화면을 보니까 엄청나게 답답해 보였다. 그러니까 볼 수 있으면 아이맥스로 보는게 좋을 듯.



용산에서 보면 위 비교 그림에서 오른쪽 IMAX with LASER에서 1.43:1 비율로 보이지만 바다 씬에서는 1.9:1 로 보임. 찾아보니까 용산에서만 1.43:1이 보이고 다른데서는 아이맥스 관이라 해도 1.9:1로 보인다고 함. 그러니까 볼 수 있으면 용산에서 보셈.

 


건조한 다큐멘터리 같은 영화



애초에 대사도 별로 없고 딱히 갈등이나 극적인 요소도 없이 상황을 건조하게 관찰한다는 느낌이 커서 영화 개봉 전 엄청난 호평과 달리 실제 대중들의 감상평은 갈리는 것 같기도 함. 영화 시작하고 한 5분? 정도 동안 나오는 대사가 나 영국인이야!!!빨리 이쪽으로 와! 이것 밖에 없었던 것 같다. 아마 가장 긴 대사가 영국 본토로 안전하게 귀환 후 신문에서 처칠 연설문 읽는 장면이었을 듯. 


아무튼 나는 덩케르크의 이런 건조한 시선이 꽤 좋았음. 사실 한국식 영화나 드라마에 너무 많이 등장하는 감정 과잉장면들, 뭐 이런게 한국적 정서가 맞는 것 같긴 하지만, 질질 짜고 오열하면서 길게 뽑아내는 뜬금 없는 슬로우 화면 이런거 별로 안좋아 하는 편이기도 한데, 덩케르크에서는 옆에 있던 동료가 총 맞아 쓰러져도 눈길 한번 안주고 냅다 튐. 5명인가 6명 같이 있었는데 이 사람들은 얼굴 한번 안보여주고 3분도 안되서 다 죽음. 그리고 옆에 있던 동료 5명이나 죽었는데도 우리의 주인공이 안전한 장소 처음와서 하는게 똥싸는거더라. 


영국군들이 해안가에 줄 서 있다가 독일 공군의 폭격으로 바로 옆에 있던 병사들이 죽었는데 아무도 신경 안쓰고 누구 하나 오열하거나 눈물 흘리지 않음. 심지어 쓰러지거나 죽어있는 병사들 모습 클로즈 업 한번 안해줌. 배가 폭격 맞아 침몰해도 살아 있는 자들은 그냥 바다로 뛰어내리고, 나머지 인원들에 대해서는 눈길한번 안줌. 같이 비행하던 편대장이 전투 중 추락해도. 아 추락했구나 하고 가던 비행 계속 함. 편대장은 으악 추락한다~ 이 한마디 못해보고 조용히 비행기 잔해만 남기고 떠나감. 


적군의 폭격 앞에 무력한 군인들, 공포에 떨고 있는 군인들, 구조대의 등장에 환호하는 군인들을 어떠한 과장이나 감정의 과잉 없이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영국 본토에 안전히 도착하고 나서도 막 대단한 안도감이나 허탈함 혹은 엄청난 환영인파 이런건 안나오고 그저 건조하게 그냥 돌아왔구나. 이것 만 보여줌.


한마디로 말하면 스펙타클한 전쟁영화, 기적과 같은 탈출 작전!!! 뭐 이런거 기대하고 영화를 봤다면 당연히 실망할게 뻔하다. 나중에 보니 아예 포스터에 "이것은 전쟁영화가 아니다!" 이렇게 써있던데 ㅋㅋㅋㅋ 정말 전형적인 전쟁영화에 나올만한 장면은 중간에 좌초된 배 안에서 저놈이 독일 스파이지! 하면서 잠깐 옥신각신 하는거랑 영화 끝부분에 스핏파이어가 연료 떨어져서 활공비행 하며 착륙하는거? 이 두 씬 말고는 전쟁영화라고 할 수 없는 덩케르크였다.



오면서 기사 뜬 거 찾아보니까 덩케르크 철수작전에 참여했던 한 노병이 캐나다 시사회에 초청되어 이 영화를 보고 당시 상황 그대로 재현한 것 같았다며 극찬을 했다고 한다. 또 다른 기사에서는 당시 참전 용사 중 어떤 이들은 이 영화를 보고 PTSD 즉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가 재발했다고 하기도 했다. 이 영화가 건조하면서도 덤덤하게 하지만 매우 사실적으로 당시 상황을 그려냈다는 의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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