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해야 멋진 것을 만들 수 있을까?
산업 디자인의 아버지로 추앙 받기 몇 십년 전인 1919년, 레이먼드 로위는 SS France호를 타고 대서양을 횡단하여 유럽에서 미국으로 건너갔다. 당시 유행했던 스페인 독감은 그의 부모님을 데려 갔고, 프랑스 군 복무도 끝났다. 그래서 25세를 맞은 레이먼드 로위는 뉴욕에서 다시 새롭게 시작하고자 했다. 아마 그는 본인이 전기 기술자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맨해튼에 도착했을 때, 그의 형인 마시밀리안은 택시를 타고 마중 나왔다. 그들은 뉴욕에서 가장 큰 신고전주의 양식의 건축물인 Equitable Building으로 향했다. 로위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40층에 있는 전망대로 올라가 맨해튼을 둘러보았다.
로위는 1951년의 회고록에서 다음과 같이 회상했다. “뉴욕은 맑은 가을 하늘의 빛, 그리고 우리의 발아래에서 힘차게 고동치고 있었다. 나는 이 위대한 도시의 속삭임에 매료되었다.” 그러나 더 자세히 살펴보고 난 후 그는 실망에 빠졌다. 프랑스에서 그가 상상했던 뉴욕의 모습은 호리호리하고 심플한 빌딩이 가득 들어찬 우아하고 스타일리쉬한 도시였다. 그러나 그의 발 아래로 보이는 도시는 기계시대의 보잘것없는 것들이 겹겹이 쌓인 “소란스럽고, 시끄러우며 복잡한 도시였다. 나는 굉장히 실망했다.”
뉴욕은 이제 곧 그의 상상과 일치하게 될 것이었다. 20세기 미국 문화의 정수를 형성하는데 로위보다 더 큰 역할을 한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의 회사는 엑슨의 로고, 러키 스트라이크 담뱃갑, 그레이하운드 버스와 같은 20세기 중반의 대표적인 아이콘을 디자인했다. 또 로위는 인터네셔널 하베스트의 트랙터, 럭키 스토어의 진열대, Frigidaire의 오븐 그리고 싱어 청소기도 디자인 했다. 1950년대 초, 이른바 로위 쿠페라 불린, 로위의 스타라이너 쿠페는 여전히 20세기의 가장 영향력 있는 자동차 디자인 중 하나이다. 에어 포스 원의 유명한 푸른 코도 레이먼드 로위의 영향력이 들어가 있었다. 그의 친구 였던 백악관의 보좌관에게, 에어포스 원이 얼마나 ‘촌스러운’지 불만을 털어놓은 후에, 오벌 오피스의 바닥에 앉아 케네디 대통령과 함께 몇 시간 동안이나 파란색 종이를 잘라 현재 에어포스 원의 상징적인 디자인을 만들었다. 1950년 코스모폴리탄 지는 로위에 대해 “그는 이 시대 미국인들의 삶에 가장 큰 영향을 끼쳤다.”고 서술하였다.
그러나 그가 맨해튼에 도착했을 때, 미국 기업들은 아직 스타일과 디자인에 대해 큰 관심이 없었다. 그 시대의 자본가들은 단 하나, 오직 효율성만을 추구했다. 전기, 조립 라인 그리고 과학적으로 조정된 작업 스케쥴을 갖춘 1920년대 미국의 공장은 전례가 없는 수준의 값싼 제품들을 대량으로 생산했으며, 소비자가 바라는 것 그 이상으로 생산해낼 수 있음이 분명해 보였다. 제너럴 모터스의 CEO였던 알프레드 슬로언과 같은 경영진은 자동차의 스타일과 색상을 매년 바꾸면 소비자들은 새로운 버전을 원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리하여, 제품을 더 많이 팔기 위해 미국의 사업가들은 예술가들과 손 잡고 예쁘고 멋진 제품을 만들 필요를 느끼기 시작했다.
로위는 유행을 만드는데 천부적인 재능이 있었다. 그는 소비자가 두 분류로 나뉜다고 생각했다. 신 제품에 대한 호기심을 같는 소비자들과 새로운 것에 대한 두려움을 가진 소비자들. 그 결과 소비자들은 대담하면서도 이해하기 쉬운 제품에 끌리게 된다. 로위는 그의 이론을 “받아 들일 수 있는 가장 대담한 진보, Most Advanced Yet Acceptable - MAYA”라 불렀다. 그는 놀라울 만한 것을 팔라면 익숙하게 만들어야 하며, 익숙한 것을 팔려면 놀랍게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사람들은 왜 그들이 좋아하는 것을 좋아할까? 이는 철학과 미학의 가장 오래된 질문 중하나이다. 신비주의에 관심이 있는 고대 사상가들은 황금 비율을 발견했다. 대략 1.62:1의 비율이 해바라기나 그리스 사원들의 시각적 완성도를 설명해준다는 것이다. 또 다른 사상가들은 회의적이기도 했다. 대표적으로 18세기 철학자 데이비드 흄은 미적 감각이란 완전히 주관적인 분야라 생각했기에, 누구에게나 적용되는 일반적인 공식을 찾는 것을 거부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과학자들은 이 수수께끼를 풀었다. 1960년대 심리학자 로버트 자존은 일련의 실험을 실시했다. 자존은 피험자들에게 넌센스 단어, 임의의 모양과 중국어와 비슷한 문자를 보여주고, 어떤 것이 마음에 드는지 물어보았다. 그 결과 사람들은 가장 많이 본 문자와 모양에 가장 큰 호감을 느꼈다. 즉, 선호는 친숙함에 달린 것이었다.
이 발견은 “단순 노출 효과 (Simple Exposure Effect)로 알려졌으며 현대 심리학에서 가장 의심의 여지 없는 결과물 중 하나이다. 수많은 연구와 메타 연구를 거쳤지만, 전 세계의 모든 피험자들은 익숙한 모양, 익숙한 풍경, 익숙한 소비재, 익숙한 노래 및 사람의 목소리를 선호한다. 사람들은 본인이 세상에서 제일 잘 아는 것, 즉 본인의 얼굴과 비슷한 형을 좋아한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우리는 거울에서 스스로의 얼굴을 보는 데 익숙하기 때문에, 사진에서 보는 얼굴처럼 좌우 반전된 모습에 더 익숙하다고 한다. 이런 친숙함에 대한 선호는 매우 보편적인 현상이라 일부 사람들은 이런 선호가 유전자에 새겨진 것이라 주장하기도 한다. 단순 노출 효과에 대한 진화론적 설명은 간단하다. 만약 선사시대 때 야생에서 한번 봤던 동물 혹은 식물을 다시 발견했다면, 적어도 이들이 지난번에는 당신을 죽이지 않았음을 의미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익숙함에 대한 선호에는 명확한 한계가 있다. 사람들은 좋아하는 노래와 영화에 대해서도 질리는 경우가 있다. 사람들은 또 너무 과도하게 사용되는 유행어에 대해서도 거부감을 느끼기도 한다. 단순 노출 효과에 대한 연구에서 익숙한 자극에 대한 선호는 참가자들이 반복적으로 동일한 것에 의도적으로 노출되고 있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 완전히 힘을 잃게 된다. 이런 이유로 인해, 사람들이 기대하고 있지 않을 때 익숙함의 힘은 극대화된다.
반대도 마찬가지이다. 놀라움은 익숙한 요소가 포함되어 있을 때 극대화된다. 10년째 완벽한 음악 추천 엔진을 만들어왔던 전문가인 Matt Ogle의 경험에 따르면, 사람들은 새로운 노래를 듣고 싶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찾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고 한다. 그래서 그는 음악 스트리밍 업체인 Spotify에 입사해서, 매주 월요일 아침 개인의 취향에 맞는 30곡의 음악을 추천해 주는 Discovery Weekly라는 서비스를 만들었다.
Discovery Weekly라는 서비스의 원래 버전은 사람들이 전에 한 번도 들은 적 없는 노래를 추천해주는 것이었다. 그러나 첫 번째, 내부 평가에서, 알고리즘의 버그 때문에 사람들이 이미 들었던 노래와 들은 적 없는 노래가 섞여서 나왔다. 사람들은 이를 버그로 신고했고, 버그를 수정해서 전적으로 한번도 들은 적 없는 노래만 플레이리스트를 추천해 주는 서비스를 개시했다.
하지만 버그가 수정되고 나자, 사람들은 이 서비스를 덜 사용하기 시작했다. “어느 정도의 익숙함이 신뢰도를 올려주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특히 처음 이 서비스를 사용한 사람들은 더욱 그랬죠. 만약 저희가 당신에게 완전히 새로운 플레이리스트를 보여준다면, 그리고 그 플레이리스트에 ‘어 저 노래 괜찮았는데!’라고 인식할 수 있는 노래가 하나도 없다면 사람들은 이 플레이리스트에 관심을 주지 않습니다.” 버그라고 생각했던 것은 사실 꼭 필요한 기능이었다. Discover Weekly는 익숙한 노래나 익숙한 밴드가 포함되어 있을 때 사람들에게 더 매력적인 서비스가 될 수 있었다.
몇 년 전 네털란드 델프트 공대의 산업 디자인 및 심리학 교수인 폴 헤커트는 미학과 취향에 관한 이론을 개발을 위한 연구를 했다. 헤커트는 사람들은 안정감을 느끼기 때문에 친숙한 것에 끌리며, 반대로 사람들은 개척자 정신 덕분에 새로운 것으로부터 스릴을 느낀다고 생각했다. 친숙함과 새로움 사이의 내적갈등은 우리 삶의 모든 분야에서 일어나며 단순히 음악이나 그림에 대한 선호 뿐만 아니라, 아이디어와 심지어 사람들에 대한 선호에 이르는 분야에 까지 일어난다. “우리가 연구를 시작했을 땐, 레이먼드 로위의 이론에 대해 몰랐습니다. 나중에 다른 사람이 그 유명한 산업 디자이너의 결론을 알려주었고, 이를 MAYA(Most Advanced Yet Acceptable)라 부른다고 하더군요.”
레이먼드 로위의 미적 감각은 포퓰리스트에 가까웠다. “디자이너는 많은 사람들을 위해 디자인을 해야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이것이 친숙함을 염두에 두고 디자인을 해야한다는 것으로 생각했다.
펜실베니아 철도 회사 기관차에 무엇이 부족한지 알기 위해, 로위는 기관차를 타고 수 백KM를 여행했다. 그는 엔지니어와 함께 공기역학을 테스트하고 승무원으로부터 화장실 부족에 관한 얘기를 들었다. 훌륭한 산업 디자이너는 먼저 인류학자가 되어야 하며, 그 다음에서야 예술가가 되어야한다. 로위는 사람들의 삶과 기계 작동 방식을 연구한 다음 엔지니어의 취향과 소비자의 성향에 부합하는 아름다운 디자인을 제안했다.
펜실베니아 철도 회사 사장과의 첫 만남 직후, 로위는 단일 강판으로 덮인 전기 기관차 GG-1을 설계하는데 참여했다. 매끄러운 금속 코팅으로 섀시를 덮는 로위의 디자인은 1930년대에는 혁명적이었다. 그리고 로위는 경영진에게 공기역학적인 디자인을 받아들일 것을 설득했는데, 이는 곧 현대 기차 디자인의 표준이 되었다. 한때 급진적인 디자인이라 여겨졌던 것은 곧 MAYA(받아들일 수 있는 가장 대담한 진보)가 되었고, 한때 MAYA로 여겨졌던 것은 오늘날 지극히 평범한 표준이 되었다.
로위의 MAYA이론이 오늘날 문화 비평에도 적용될 수 있을까? 현대 대중 문화에 대한 주된 비판은 너무 과도하게 친숙함에 집착한다는 것이다. 2013년 프로듀서 린다 옵스트는 회고록 Sleepless in Hollywood에서 현대 대중문화가 “기존에 알고 있던 것’들을 과도하게 숭배하고 있는 것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현했다. 매년 제작되는 영화 및 TV프로그램의 수가 증가함에 따라 리스크를 줄이고 싶어하는 제작자들은 관객이 이미 알고 있는 캐릭터나, 익숙한 플롯에 크게 의존하게 되었다. 실제로 박스 오피스에서 매년 가장 매출이 높았던 영화는 이전에 이미 성공을 거두었던 영화의 속편이거나, 베스트셀러를 영화화 한 것이 지난 16년 중 15해나 되었다. 오늘날 할리우드의 히트 제작 공식은 영화 프랜차이즈와 TV 스핀 오프를 합친 마블 코믹 유니버스와 같이 무한히 반복되는 친숙한 시나리오와 반복된 루프를 기반으로 한다.
그러나 아마도 이 MAYA 이론이 가장 많이 쓰이는 엔터테인먼트 분야는 바로 케이블 티비와 안방 극장일 것이다. 지난 10년동안 미국의 케이블 방송국 FX는 최고의 드라마와 호평 받는 코미디 프로그램을 방영했다. 가장 이상적인 FX스타일의 드라마는 오래된 이야기를 차용하여 새로운 옷을 입은, 캐릭터들이 이끌어가는 드라마이다. 예를 들어, 최근 미국에서 히트를 친 Sons of Anarchy라는 드라마는 오토바이 폭주족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사실 기본적인 서사 구조는 햄릿과 매우 유사하다. 또 The Americans라는 드라마에서는 미국에서 신혼커플로 위장한 소련의 스파이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데, 결혼생활에 관한 고전적인 이야기를 다루기 위해서 스파이라는 소재를 차용한 것이다. 이는 마치 트로이 목마 이야기와 같은 것이다. 새로운 캐릭터들은 고전적 주제를 담는 그릇이며, 놀라움은 익숙한 느낌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장치이다. ‘아, 이런 이야기었구만?’
이런 깨달음의 순간의 힘은 예술과 문화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이것은 학문에서도 마찬가지이다. 과학자와 철학자들도 이미 널리 알려진 아이디어로부터 많은 것을 얻는다. 양자이론의 토대를 다졌던 이론 물리학자 막스 플랑크는 “새로운 과학적 진리는 반대자들을 설득하고 이해시킴으로써 승리를 얻기보다 그 반대자가 마침내 죽고 새로운 과학적 진실에 익숙한 새로운 세대들이 성장함으로써 승리한다.”라 말하기도 했다.
2014년 하버드 대학과 노스이스턴 대학의 연구팀은 국립 보건원과 같은 권위있는 기관으로부터 자금을 얻을 가능성이 가장 높은 제안서 무엇인지에 대해 연구했다. 연구팀은 약 150여건의 연구 제안서를 준비하고 이 제안의 참신함에 대해 점수를 메겼다. 그런 다음 142명의 세계 정상급 과학자를 모집하여 이 제안서를 평가하도록 했다.
가장 높은 참신함 점수를 얻은 제안은 최악의 평가를 받았다. 반대로 굉장히 친숙하거나 익숙한 주제에 대한 제안서는 그나마 조금 나았지만 여전히 낮은 점수를 받았다. 연구팀은 “모든 사람들은 참신함을 싫어하며, 전문가들은 자신의 영역의 제안에서 과도하게 비판적인 경향이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가장 높은 평가를 받은 제안서는 약간 새로운 것이었다. 이른바 “최적화된 새로운” 아이디어였다. 즉, 받아들일 수 있는 진보이다.
“최적화된 새로움”은 다른 산업에도 적용된다. 벤처 투자자들이 다양한 제안을 검토하는 실리콘 밸리에서는 이미 사람들에게 익숙한 성공작과 연관시켜 홍보를 하곤 한다. 여행자들에게 빈 방을 빌려줄 수 있도록 하는 Airbnb는 한때 “집을 위한 eBay”라 불렸으며, 주문형 택시 서비스인 Uber와 Lyft는 처음에 “자동차계의 Airbnb”로 평가받았다. Uber가 성공하자 이제 다른 새로운 스타트업은 스스로를 차세대 Uber로 브랜딩하게 되었다.
“최적화된 새로움”에 대한 선호는 학계와 벤처 업계에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하버드 대학의 사회과학자인 스탠리 리에버슨에 따르면, 이는 우리 정체성의 진화에 관련된 핵심 요소라고 한다. 신생아들의 이름의 유행에 대해 생각해보자. 대부분의 부모들은 아이들의 이름을 평범하게 작명하는 것을 선호하지만 그렇다고 또 너무 평범한 것은 또 싫어한다. 다른 아이들의 이름과는 적당히 차별화되기를 원한 것이다.
특히 이름에 관한 이런 현상은 광고나 비용에 의해 영향 받는 다른 문화 상품과 다르기에 어떻게 유행이 일어나고 다시 꺼지는지 잘 설명해 준다. Samantha는 1980년대에는 26번째로 많은 이름이었다. 이 정도의 인기는 많은 부모들이 선호하는 정도이다. 따라서 1990년대에 들어서자 Samantha는 5번째로 인기가 많은 이름이 되었다. 그러나 이렇게 인기가 많아지면, 대부분의 부모들은 이 이름을 덜 선호하게 되며, 그 결과 Samantha라는 이름을 가진 신생아의 수는 급감하게 되며 1990년대 말에는 전성기의 20%수준으로 줄어들었다.
리에버슨의 연구에서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바로 ‘La’라는 접두어로 시작하는 흑인 여아들의 이름의 변화에 대한 분석이다. 1967년 La 접두어로 시작하는 이름 8개가 최고 인기 이름 Top 50안에 들었다. Latonya, Latanya, Latasha, Latoya, Latrice, Lakeisha, Lakisha, Latisha 순서였다. 이 순서가 상당히 흥미로운데, Latonya와 Latanya의 차이는 모음 하나일 뿐이며, Latonya에서 n만 빠진 이름이 Latonya이다. Lakeisha에서 e만 빠진 이름이 Lakisha, 그리고 Lakisha와 Latisha의 차이는 자음 k하나의 차이일 뿐이다. 이것은 사람들이 새로운 것을 추구하면서도 익숙한 것에 뿌리를 두는 것의 완벽한 예시이다. 다시 말해, 이는 문화가 변화하는 방식이기도 하다. 기존의 익숙함에서 한 발짝 씩 더 나아가면서 큰 변화가 일어나는 것이다.
유튜브에서 조회수 3000만을 기록한 유명한 영상 ‘4 Chords’에서는 유명한 노래 수 십 곡이 같은 코드 진행에 기초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많은 음악 비평가들은 이 같은 영상으로 대중음악이 전부 아류에 불과하다고 주장하지만, 아마 레이먼드 로위는 이런 비평에 동의하지는 않을 것이다. 첫째, 이 코드를 사용한 모든 노래가 똑같이 들리는 것은 아니다. Don’t Stop Believin 과 No Woman, No Crys는 절대 유사하지 않다. 둘째, 음악의 목적이 사람들을 움직이는 것이고, 사람들은 익숙한 것에 끌린다면, 음악가들은 건축가, 제품 디자이너, 학자 그리고 다른 대중의 사랑을 추구하는 다른 창조적인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독창성과 익숙함의 조화를 추구해야한다. 이것은 마치 거대한 지도를 가지고 있는 지도 제작자와 비슷하며, 예술가들은 똑같은 목적지를 향하는 서로 다른 길을 찾고 있는 것뿐이다.
산업 디자이너로서 로위의 마지막 과제 중 하나는 NASA의 첫 번째 우주 정거장에 익숙함의 요소를 더하는 것이었다. 로위와 그의 회사는 방대한 생활상 연구를 실시하여, 우주인들이 지구 밖, 외계에서 인류가 거주할 우주 정거장을 지구의 집처럼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외계로 나간 우주인들이 좀더 익숙한 환경에서 편안하게 거주할 수 있어야 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중에서도 우주 정거장에 대한 그의 가장 큰 공헌은 우주정거장에서 지구를 바라볼 수 있도록 지구를 향한 창문을 설치하자고 NASA에 강력하게 요구한 것이었다. 그 덕분에 우리는 동그란 창 너머로 보이는 지구의 모습을 바라보는 아름다운 사진을 얻을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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