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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에너지의 역설

category # 생 각 들 2017. 2. 25.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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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에너지의 확대



태양광 전지와 풍력 터빈이 발명 된 지 150년이 지났지만 전 세계 발전량에서 이 둘이 차지하는 비중은 고작 7%에 불과하다. 그러나 최근 들어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불과 10년전만해도 에너지 시스템의 주변부에 머물러 있었으나, 이젠 다른 어떤 에너지 발전원과 비교해도 빠르게 그 비중이 늘고 있으며, 발전 비용이 감소함에 따라 화석연료와 비교해도 경쟁력이 생기고 있다. 석유회사인 BP는 재생에너지가 앞으로 20년안에 전 세계 에너지 공급의 절반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환경오염이 없고, 무한하며 값싼 친환경 에너지의 시대로 접어드는 것이 더 이상 먼 미래의 일이 아닌 것이다.

 

친환경 에너지의 딜레마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넘어야할 산이 많다. 친환경 에너지가 주류로 올라서기 위해서는 오래된 화석연료 발전소를 대체하고, 전기를 소비자에게 전달하기 위한 철탑과 전선 등을 업그레이드 하기 위해 향후 수십년 동안 20조 달러가 넘는 투자가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투자자들은 안전적인 수익률을 보장해주기에 발전 사업에 투자를 하게 된다. 그런데, 친환경 에너지 사업에는 불안정성이 존재한다.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친환경 발전의 비중이 높아질수록 전통적인 기존 화석연료의 비용이 낮아지게 되고, 기존 화석연료 발전의 비용이 낮아지게 되면 친환경 발전으로 대체하려는 유인이 낮아진다. 이런 모순을 극복하지 못한다면, 친환경 발전에 투입되는 보조금의 규모만 늘어갈 것이다.

 

각국의 정책입안자들은 이미 이런 불편한 모순이 친환경 에너지의 성장에 장애가 될 것이란 예측을 하고 있다. 유럽과 중국의 일부 지역에서는 이미 보조금이 삭감됨에 따라 재생 에너지 투자가 둔화되고 있다. 이 문제의 해결책은 단순하지 않다.

 

핵심은, 정부가 지원하는 재생에너지가 서로 다른 시대에 형성된 발전 시장에 개입되었다는 것이다. 20세기 대부분의 국가에서 전기는 정부가 운영하는 수직계열화된 독점 공기업에서 관리되었다. 1980년대 이후, 이런 독점 체제가 무너지고, 민영화되고, 자율경쟁시장으로 재편되면서 시장에서 투자여부를 결정하였다. 오늘날엔 겨우 6%의 소비자만이 독점 기업으로부터 전기를 공급받는다. 그러나 전력공급을 친환경적으로 바꾸라는 압력으로 인해 국가가 다시 시장에 개입하게 되었다. 이것은 3가지 이유로 모순을 야기하게 되었다. 첫 번째는 보조금 시스템이며, 다른 두가지는 바람과 태양의 특성: 간헐성과 매우 낮은 운영 비용에서 기인한다. 세 가지 모두 왜 전기 가격이 낮게 형성되고 공공 보조금에 의존하게 되는 이유를 설명한다.

 

먼저, 2008년 이후 전 세계적으로 약 8천억 달러의 공적 보조금이 시장을 왜곡 시켰다. 기후 변화에 대처하고 풍력 터빈 및 태양열 패널을 비롯한 새롭고 값 비싼 기술 개발의 마중물을 위한다는 명분이었다. 그러나 에너지 효율의 향상과 2008년 금융위기의 영향으로 선진국의 에너지 소비의 증가세가 정체된 와중에 막대하게 투입된 보조금은 문제를 일으키게 되었다. 발전 용량의 과도한 증가 덕분에 발전사업의 수익성이 급락하였고, 투자 역시 정체되었다.

 

둘째로, 친환경 발전은 불규칙적이다. 바람과 태양의 변화, 특히 날씨가 좋지 않은 국가는 터빈과 태양 전지 패널이 지속적으로 전력을 생산하기 힘들다. 친환경발전이 주류로 올라서도, 안정적인 전기 공급을 위해서는 석탄, 가스, 원자력과 같은 전통적인 발전 수단에 의존해야 한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전통적인 발전 수단은 상당히 많은 시간동안 유휴상태를 유지할 수 밖에 없으며, 수익성 역시 떨어지게 된다. 자연스럽게 공적 자금에 의존해야 한다.

 

그리고 가장 큰 문제는 바로 마지막이다. 친환경 에너지는 발전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다. 바람과 태양은 공짜이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당연히 저렴한 에너지를 선호한다. 친환경 발전은 전력 가격을 큰 폭으로 떨어트리면서 석탄 같은 기존의 전통적 발전소의 수익을 감소시킨다.


 



친환경 에너지의 보급률이 높을수록 이런 문제는 더욱 심각해지면 특히 포화상태의 시장에서는 더욱 그렇다. 유럽에선 이미 현실로 나타나고 있는데, 발전회사의 수익감소, 자산가치 하락 및 파산으로 이어지는 잃어버린 10을 겪고 있다. 작년에는 독일의 최대 전기 공급 업체인 E.ONRWE는 신재생 분야와 전통발전 분야를 나누어 분사 시켰다. 친환경 발전이 활성화된 미국의 일부 지역에서도 전기 공급자들이 새로운 발전소에 대한 투자자를 찾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국과 같은 풍력이 풍부한 곳에서는 석탄 발전소를 유지하기 위해 풍력 발전소를 줄이고 있다.

 

결과적으로, 공적지원으로 수익을 얻는 분야로 투자가 이루어지도록 시스템이 재 규제되고 있다. 역설적으로 친환경 에너지를 지원하는 국가가 많을수록 기존 발전소에 더 많은 비용이 들어가며, 친환경 에너지의 불규칙성을 상쇄하기 위해 시설에 지불하게 된다는 의미이다. 실제로 시장보다는 정치인들이 정전을 막을 방법을 결정하고 있다. 정치인들은 종종 실수를 범하는데, 독일의 저렴하지만 환경에는 해로운 갈탄에 대한 지원은 친환경 에너지에 대한 막대한 보조금에도 불구하고 탄소 배출량을 증가시켰다. 새로운 접근법이 없다면 친환경 에너지 혁명은 지연될 것이다.

 

좋은 소식은 신기술이 이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것이다. 디지털화, 스마트 계량기 및 배터리는 기업과 가정이 에너지 집약적인 작업을 야간에 할 수 있게 함으로써 수요를 원활하게 관리할 수 있게 해준다. 이는 불규칙적인 친환경 발전의 문제점을 해결하는데 도움이 되기도 한다. 증설 혹은 해체가 쉬운 소규모 모듈형 발전소와 잉여 전력을 네트워크를 통하여 전송할 수 있게 하는 고전압-그리드 역시 보편화 될 것이다.



 

더 큰 과제는 탄력적인 공급과 수요에 대한 필요를 반영하여 전력시장을 다시 구축하는 것이다. 날씨변동과 같은 전력수급 상황을 반영하여 가격을 자주 조정해야 할 것이다. 극단적으로 전력이 모자라게 되면, 가격을 매우 높게 책정하여 정전을 방지할 수 있다. 시장은 전력망의 부하를 낮추기 위해 전기를 절약하는 사람들에게 보상을 주어야하며, 자가발전 등을 통해 전기를 공급하는 가정, 산업체 등도 지원해야한다. 전력요금은 보험정책과 비슷하게 얼마나 많은 고정 사용량을 원하는지에 따라 설정되어야 한다. 간단히 말해, 정책 입안자들은 시대에 뒤떨어진 전력요금체계가 문제이지 친환경 에너지가 문제의 원인이 아니라는 점을 확실하게 인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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