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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친구에 관해 떠올려보자. 그들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가? 좋아하는 동물, 싫어하는 음식에서부터 사회적 정치적 성향에 까지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있는가? 만약 주문한 것과 다른 음식이 서빙되었을 때 어떻게 반응할지 대답할 수 있는가? 혹은 어떤 상황에 친구가 어떻게 반응할 것인지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만약 정말 친한 사이라면, 이 같은 질문에 대해 얼마든지 답할 수 있을 것이다. 자 그럼 질문을 바꿔보자. 당신의 친구들 역시 당신의 행동에 대해 정확히 예측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아마 당신의 대답은 그렇지 않다일 것이다. 연구에 따르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지인들이 본인에 대해 아는 것보다, 본인이 지인들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고 있다 믿는다고 한다. 이 같은 착각을 비대칭적 통찰력(asymmetric insight)라고 한다.


넌 나를 모르지만, 난 너를 알아


 

2001년 일리노이 대학과 윌리엄스 대학의 연구자들은 타인에 대한 본인의 인식과 본인에 대한 타인의 인식에 얼마나 큰 차이가 있는지에 대해 조사했다.

 

한 실험에서, 연구진은 실험 참가자들에게 가장 친한 친구를 떠올리고, 그들에 대해 얼마나 잘 알고있다 생각하는지 점수를 매겨 달라 했다. 설문지에는 서로 다른 깊이로 물속에 잠겨 있는 빙산 그림이 있었는데, 물속에 숨겨져 있는 부분은 외부에 잘 나타나지 않는, 친구의 숨어있는 진짜 본성을 의미했고, 실험 참가자들은 어느 그림이 친구를 가장 잘 대변하는지를 골라야 했다.


 

그 다음, 마찬가지로 참가자들은 똑같은 빙산 그림 중 본인을 가장 잘 설명하는 그림을 골랐다. 이 글을 보고있는 당신의 예상처럼, 대부분의 참가자들의 선택은 분명했다. 1번 문항에서는 물속에 거의 잠기지 않은 빙산 그림을 골랐고, 반대로 2번 문항에서는 물에 거의 다 잠긴 빙산 그림을 고른 것이다. 이 말은 즉, 참가자들은 친구들에 대해서는 매우 잘 알고 있다 생각하면서도, 친구들은 본인에 대해 그리 많은 것을 알고있지 않다 생각한 것이다.

 

다른 실험에서, 연구진은 실험 참가자들에게 비어 있는 칸을 채워 단어를 완성해 달라고 요구했다. 예를 들어, S—R과 같은 문제를 주면, STAR, SPUR, STIR과 같은 답을 써 내야하는 것이었다. 그 후 연구진은 실험 참가자들에게, 방금 당신이 써낸 단어들은 본인의진짜 자아에 대해 암시하는 것들이라 설명해주었다.

 

물론,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말을 그리 믿지는 않았다. 무작위로 빈칸을 채운 단어가 본인의 자아를 대변할 리가 없다 생각한 것이다. 그런데, 다른 같은 실험의 다른 사람의 답변을 보고는, 갑자기 설명이 많아졌다.

 

아 맞어, 그 사람은 긍정적인 사람이야, 욕심이 많아, 동물을 좋아해, 불면증이야 무례해 등등.

 

정치적 성향을 주제로 한 실험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관측되었다. 진보는 보수가 진보에 대해 아는 것보다 훨씬 더 보수주의자들을 잘 파악하고 있다 대답했고, 이는 보수 역시 마찬가지였다.



편향을 극복하는 방법


얼핏 보기에 비대칭적 통찰력은 그리 해로울 것 없는 현상인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개인과 집단이 상대방을 꿰뚫어보는 것처럼 행동하면서 상대방은 우리를 잘 모를 것이라 생각한다면, 건강한 관계가 형성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미 결말을 알고 있는 영화를 굳이 영화관에서 다시 볼 일은 그리 많지 않은 것과 마찬가지이다. 개인간, 그리고 집단간에 토론과 이해가 아닌 갈등과 적대감을 가져오게 되는 것이다.

 

비대칭적 통찰력은 인지 편향의 일부라고 할 수 있다. 아마 이런 생각도 한 적이 있을 것이다. 다른 사람들도 나랑 비슷하게 생각할 것이다. 다른 사람의 행동은 주변 상황이 아니라, 그 사람의 본성에 따른 것이다. 나는 광고 보고 혹하지 않지만, 다른 사람들은 혹한다. 등등.

 

우리의 뇌는 다른 사람들을 신경쓰기보다는 스스로를 지키기 위한 방향으로 진화했기 때문에, 다른 사람을 조금 깔보는 편향으로 가득 차 있다.

 

하지만 좀 더 합리적인 세상을 만들기 위해선, 이 같은 편향에 맞서 싸워야 한다. 다행히, 편향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이 존재한다. 바로 편향이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는 것이다. 다음에 다른 사람들과 혹은 다른 집단과 갈등이 발생했을 때, 편향이 개입되었을 가능성은 없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것만으로도 큰 차이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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