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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 스텔스 전투기의 탄생(1) - 스컹크 웍스

category # 역 사 2018. 1. 27. 2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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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8년 미국 캘리포니아, 록히드의 스컹크 웍스 연구소에서 찍힌 Have Blue 프로토 타입


Hopeless Diamond



19771, 황량한 네바다의 사막 위로 이상한 모양을 한 새 한 마리가 떠 올랐다. 공중에 띄우기 위한 목적보다는 차라리 덜 처리된 원석처럼 보였던 이 항공기의 별명은 “Hopeless Diamond”, 록히드의 C-5 갤럭시 수송기에 탑재되어 그룸 호수 위를 날아갔다.

 

비록 기존에 존재하던 다양한 항공기의 부품을 끼워 맞춰 조립한 것이었음에도 불구하고, Hopeless Diamond스텔스 기라는 항공기의 신세계를 연 선구자였다. Hopeless Diamond“Have Blue”라는 코드 명을 가진 신무기 프로그램에 사용될 신기술을 실증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진 시제기 2기중 하나였다.

 

신무기 프로그램 “Have Blue”는 촘촘하게 짜여진 소련의 다중대공방위 체계를 뚫고 침투할 수 있는 항공기를 개발하고자 했던 미국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의 노력의 일환이었다.

 

록히드의 비밀 연구소 스컹크 웍스(Skunk Works)의 상대적으로 적은 예산을 가지고 만들어진 Have Blue 프로젝트의 실증기가 네바다 하늘을 날며 새로운 시대를 연지 벌써 40년이 지났다. 그 동안 Have Blue 프로젝트는 엄청난 발전을 거듭하며 F-117 나이트 호크 스텔스 전투기를 만들어 내었으며, F-22 랩터 그리고 F-35 라이트닝 II 설계의 기초가 되었다.

 

스텔스 기술의 발전은 록히드가 DARPA로부터 배제된 프로젝트를 따 내기 위해 내부적으로 자금을 지원하면서 시작되었다. 당대 최고의 엔지니어링 기술과, 정교한 수학 및 최고의 컴퓨팅 기술을 이용해 록히드의 자랑이었던 스컹크 웍스는 최단 기간에 값싼 프로토 타입을 만들어내는데 성공했다. 스컹크 웍스가 만든 프로토타입의 레이더 반사 면적은 새 한 마리의 레이더 반사 면적보다 작게 나타나는 기적과 같은 일을 이루어 냈다.


프로젝트 하비


 

Have Blue의 역사는 DARPA의 연구 프로젝트인 Project Harvey에서 시작되었다. Harvey라는 이름은 동명의 연극과 영화에 나오는 조그만 투명 토끼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었다. 통합 방공 체계의 효용성은 이미 베트남 전쟁에서 충분의 증명되었다.


 

수백 km 밖에서 고고도로 접근중인 항공기를 탐지할 수 있는 장거리 레이더와 저공 비행중인 항공기의 지상 탐지 레이더의 신호를 추적하는 전자전 센서 그리고 레이더 유도 지대공 미사일과 대공포를 통합한 것이 바로 통합 방공 체계였다.

 

1974년 국방과학위원회(Defense Science Board)의 연구는 워게임을 통해 당시 냉전시대 방위전략의 중심이었던 Fulda Gap 시나리오와 같은 전통적인 전면전 시나리오에서 소련과의 공중전에서 승리할 수 있는 방위전략을 개발해야 한다고 결론 내렸다.

 

그리하여 1975DARPAProject Harvey를 가동했다. 록히드의 스컹크 웍스는 자신이 이 프로젝트에 적합하다 생각했다. 이미 지난 몇 년간 CIA와 공군을 위한 저탐지 항공기를 공급해왔기 때문이다. U-2 정찰기는 기술적으로는 스텔스라고 할 수는 없었지만, 레이더 흡수재를 외부에 코팅했다.


U-2 드래곤 레이디, 레이더 반사면적을 줄여주는 "Iron Ball"을 외부에 도포했지만, 엄밀한 의미에서 '스텔스'라고는 할 수 없었다.

 

비슷한 코팅이 A-12 OxcartSR-71 블랙버드에도 적용되었고, D-21 초음속 무인 정찰기에도 비슷한 기술이 적용되었다. 여기에 적용된 기술은 원래 레이더 반사 면적을 줄여주는 Iron Ball이라는 페인트 도료였다. 그 덕분에 SR-71의 레이더 반사 면적은 그 크기에도 불구하고 경비행기 수준에 불과해 소련의 장거리 레이더에 거의 노출되지 않을 수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DARPAProject Harvey는 스텔스 전투기를 개발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리고 록히드는 지난 10여년간 단 한기의 제트 전투기도 개발하지 못했다. 비록 록히드가 레이더 저탐지 항공기 제작에는 일가견이 있었지만, 해당 프로젝트는 특급 기밀이어서 DARPA의 프로젝트 담당자가 알 수가 없는 사안이었다. 따라서 DARPA는 프로젝트에 록히드를 초청도 하지 않았다. 대신 제너럴 다이나믹스, 페어차일드, 그루만, 맥도넬 더글라스와 노스롭이 이 초청장을 받았다. 이 중 맥도넬 더글라스와 노스롭만이 10만달러 규모의 시제기 제작에 응했다.




ECHO 1


아이러니컬하게도 그 당시, 스컹크 웍스의 수학자이자 레이더 전문가였던 데니스 오버호저가 우연히 러시아 과학자인 표트르 우피므체프의 9년전 연구 논문에 있던 방정식을 발견하게 되었다. 공군의 외국 기술부(Foreign Technology Division이 번역한 이 논문은 막스웰 방정식을 이용해 지형에 따른 레이더 반사율을 계산하는 방법에 관한 내용이었다. 스컹크 웍스의 수장이었던 벤 리치의 회고록에 따르면, 이 논문은 스텔스 기술의 비밀을 풀기 위한 로제타 스톤과도 같았다고 한다.


록히드 사의 고등개발 프로그램(Advanced Development Programs; ADP) 스컹크 웍스

 

이 방정식은 Echo 1이라는 컴퓨터 프로그램 개발의 기초가 되었는데, 엔지니어들은 이 Echo 1을 이용해 항공기의 설계도를 일종의 3각형으로 분리해 특정 각도의 레이더 반사 단면을 계산할 수 있었다. 반대로 이를 이용하면 레이더 반사 면적이 최소가 되는 항공기의 외형을 만들어낼 수도 있다는 의미였다.

 

록히드의 암흑기동안 스컹크 웍스를 유지하기 위해 분투 중이었던 벤 리치는 DARPA에게 스컹크 웍스가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도록 기회를 달라는 설득에 나섰다. 결국 리치는 DARPA에게 프로젝트 참여를 승인 받았지만, 자체 자금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해야 한다는 단서가 달렸다. 이는 오히려 나중에 록히드 입장에서는 전화위복이 되었는데, 그 덕분에 해당 기술에 대한 온전한 권리를 가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

 

오버호저는 프로젝트 하비에 제출할 레이더 반사 면적을 최소화 하기 위한 각진 형태의 비행기 형태를 이미 완성해 놓은 상태였다. 하지만 회절 문제로 인해 문제가 발생했고, 스컹크 웍스는 Echo 1를 이용해 20여개의 설계도 후보를 작성하고 신속하게 최적화된 설계도를 골라낼 수 있었다.

 

다이아몬드 형태의 디자인은 당대 컴퓨터 성능의 한계에 기인한 것이었다. 당시 컴퓨터 성능으로는 그 각진 모양의 기괴한 형태가 아닌 다른 유려한 모양으로 설계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그리고 아직까지는 스텔스 기술을 좌우하는 물리학적 법칙에 대해 이제 막 알아가기 시작한 상태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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