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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의 미국 비밀 군사기지 파인갭의 비밀

category # 역 사 2017. 8. 30.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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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NE GAP


호주 노던 준주(Northern Territory)에서 두번째로 큰 도시이자 호주 내륙 사막 관광 중심지인 앨리스 스프링스에서 남쪽으로 조금만 차를 타고 가면 코드명 “RAINFALL”로 알려진 철통보안에 둘러싸인 군사시설이 등장한다.




황량한 사막 한가운데 자리잡고 있는 이 군사시설은 전세계적으로 따져보아도 가장 중요한 비밀 감시시설 중 하나이다.

 

공식적으로는 Joint Defence Facility Pine Gap (일명 파인갭)으로 알려진 이 기지에는 수백명의 호주 그리고 미국인들이 근무하고 있다. 미국 정보부가 밝힌 이 기지의 공식적인 설명은 미국과 호주의 국가 안보를 지원하며, 무기 통제 및 군축 협정 이행을 감시하고 적성국의 무기 개발을 감시하는 곳이다.

 

그러나 누구나 짐작하다시피 파인갭은 이 보다 더 많은 일을 하며, 미국과 호주 정부가 공식적으로 밝힌 것보다, 훨씬 강력한 장비와 시설들을 보유하고 있다.

 

Australian Broadcasting CorporationThe Intercept가 파인갭의 삼엄한 보안을 뚫고 실제로 그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취재를 시도했고, 그 결과가 지난 8월 초 공개했다.

 

미 국토 안보국 (National Security Agency, NSA)의 비밀을 내부고발한 에드워드 스노든의 위키리키스에서는 파인갭의 임무가 미국의 스파이 위성을 통제하고 각 대륙의 통신을 감청하는 중요한 지상통제소라 밝혔고, 이번 조사에서 그 사실이 확인되었다.

 

Menwith Hill영국에 위치한 NSA의 또다른 해외 기지 Menwith Hill


영국에 위치한 NSAMenwith Hill과 더불어 파인갭은 2가지 임무를 수행했다.

 

첫번째는 코드명 M7600으로, 2005년에 작성된 내부 문건에 따르면 최소 2기 이상의 스파이 위성을 동원해 유라시아 대륙과 아프리카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통신을 감청하는 임무였다.

 

M7600은 시간이 지나면서 M8300이라 이름 붙여진 새로운 임무로 확장되었고, M8300 4기 이상의 스파이 위성을 동원해 구 소련 지역, 중국, 남아시아, 동아시아, 중동, 동유럽 그리고 대서양 지역을 감청하는 것이었다.

 

이 위성들은 지구 정지궤도에 머물러 있다. 정지궤도는 위성이 상공 32 Km 상공에 위치하고 있는 것을 의미하는데, 휴대전화, 각종 전파 및 위성으로 송수신되는 각종 무선 통신을 모니터링하는데 사용하는 강력한 감시 기능이 탑재되어 있다.

 

위키리크스에 따르면 이 위성들은 전략적, 전술적 군사, 과학, 정치 및 경제 통신 신호를 수집하고 대상 국가의 미사일을 비롯한 무기 실험을 감시하며 외국 정부의 군대 통신망을 해킹하여 미군을 위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파인갭의 외부에는 하늘을 향하고 있는 38개의 위성 접시들이 있는데, 이 접시 중 대부분은 골프공처럼 생긴 뚜껑 밑에 위치하고 있다.

 

파인갭 기지 자체는 상당히 외딴곳에 고립되어 있는데, 2 5천명의 인구가 살고 있는 앨리스 스프링스에서 차를 타고 남쪽으로 10분쯤 가다 보면 금지 구역이라 표시되어 있는 도로의 보안 검색대 뒤쪽에 위치하고 있다.

 



파인갭과 드론전쟁



..

파인갭에는 NSA, CIA, NRO(국가 정찰국)의 요원들과 미 육해공군의 정보요원들이 함께 근무하고 있다. 2013 4NSA의 최고등급 기밀보고서에 따르면 파인갭은 정보활동과 군사작전 지원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파인갭의 주요 역할 중 하나는, 미공군의 정밀 공중폭격에 필요한 정확한 지리 정보를 획득하는 것이다. 이 임무를 위해 기지에는 “Geopit”이라 알려진 특별한 부서가 존재하는데, 2012NSA기지 정보보고서에 따르면 Geopit위치 정보와 를 획득하는데 필요한 수많은 이동식, 고정식 도구와 시설들을 보유하고 있다.”고 한다.

 

맬버른 대학의 Richard Tanter 교수는 파인갭에 대해 수년동안 연구해왔다. Tanter 교수는 Bill Robinson과 최근에는 Desmond Ball과 함께 공동으로 파인갭의 활동에 대해 자세한 보고서를 작성했다. 그는 The Intercept가 입수한 문서를 함께 검토하고 파인갭의 역할에 엄청난 변화가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문서에는 파인갭이 전 세계 사람들이 사용하는 휴대폰의 위치 정보를 추적하고 있다는 사실이 명확하게 들어나 있었다. 파인갭은 사람들의 휴대폰 번호와, 통신 내용 그리고 위치를 감청하고 추적하며, 미 공군이 쫓고 있는 타겟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알려준다.

 

파인갭은 지난 1960년 말에 설치되었는데, 처음 목적은 오로지 러시아, 중국, 파키스탄, 일본, 한국 그리고 인도에서 실행하는 미사일 테스트를 추적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러나 파인갭의 역할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최근 파인갭이 수행하고 있는 임무는 전장에서 미군의 임무 수행에 필요한 국가적 수준의 전략적 정보를 획득하고 분석하는 것"이다. (주로 임무 수행에 직결되는 시급한 정보들)

 

시드니 모닝 해럴드가 2013년에 보도한 바에 따르면, 파인갭이 미군의 드론을 이용한 공습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한다. 당시 드론 공습을 놓고 많은 논란이 있었다. 지난 10여년간 미군은 드론 공습을 통해 수많은 알카에다, IS 그리고 탈레반 대원들을 사살했다.

 


그러나 드론 공습은 예멘, 소말리아, 파키스탄 등지와 같은 전장이 아닌 곳에서 이루어졌다. 그 때문에 알카에다, IS, 탈레반 대원들 뿐만 아니라 수 많은 민간인들이 함께 희생되었고, 인권 단체들은 이 공습의 대다수가 전쟁 범죄에 속하며 국제법을 위반하는 것이라 주장하고 있다.

 

미국과 동맹국들은 의심스러운 무장단체 대원들을 추적하고 식별하기 위해 통신 감청과 추적을 활용한다. NSA는 통신 내용을 감청하는 것이 아니라 휴대폰의 SIM 카드의 활동을 분석하여 타겟의 위치를 추정한다. 그러나 이미 수 차례나 확인 되었듯이 이 같은 방법은 잘못된 타겟을 공격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전직 드론 오퍼레이터가 밝힌 바에 따르면, 미군은 사람이 아니라 휴대폰을 추적하고 있으며, 미사일의 공격을 받는 사람이 나쁜 놈이기만을 바라고 있다.”


드론 공격미군의 드론공습과 늘어나는 민간인 피해

 

트럼프 시대로 들어서면서 이러한 미군의 전술에 대한 우려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취임식 이후 드론 공격과 특수 작전의 빈도를 크게 늘리고 있다. 전장 규칙을 완화하고, 민간인 피해를 막기 위한 각종 제약들을 수정하고 있다.

 

미군 공습을 모니터링하는 Airwars 그룹의 분석에 따르면, 미군주도의 IS 공습에서 발생한 민간인 피해는 트럼프 행정부 들어 2배 이상 늘어났다고 한다.

 

파인갭에서 23년 이상 근무하고 그 중, 10년 이상을 부서장으로 근무한 베테랑 David Rosenberg는 파인캡에서 특수한 전자 전송 장치를 이용해 위치를 추적한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The Intercept그리고 ABC와의 인터뷰에서 Rosenburg는 파인캡이 정확한 첩보를 제공함으로써 민간인 피해를 최소화 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며, 미국과 호주 정부 역시 민간인 피해를 줄이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에 동의하지 않는다.

 

호주의 인권단체에서는, 호주 정부가 미군의 드론 공습에 대한 호주 정부의 책임감 있고 투명한정보를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드론 공습이 야기하는 법적인 문제는 대부분 무력 분쟁에 관한 국제 법을 위반하는 것이며, 호주 정부 역시 파인갭 운영을 통해 이 같은 법적인 문제에 깊숙하게 개입되어 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그러므로 이들은 호주 정부가 미군 드론 공습에 이용되고 있는 파인갭의 실상과 그 목적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공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호주와 미국



지난 100여년간 호주는 미국의 가장 가까운 우방 중 하나였다. 1900년대 초반부터 호주 정부는 거의 모든 전쟁에서 미군의 활동을 지원했다. 이러한 관계는 지난 1951년 공식화 되었는데, 호주와 미국이 상호방위조약ANZUS 조약을 맺은 것이다.

 

이 뿐만 아니라 호주는 미국, 영국, 캐나다, 뉴질랜드와 함께 Five Eyes의 멤버이기도 하다. 호주의 전자 도청 기관인 Australian Signals Directorate는 미국의 NSA와 긴밀한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 영국 호주 캐나다 뉴질랜드

 

NSA의 일급 기밀 문서에 따르면 ASDNSA는 상호 호혜적인 관계를 맺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NSA는 최첨단 정보수집, 처리 및 분석을 위한 암호 해독 능력과 자원, 기술을 ASD와 함께 공유하며, 호주는 파인갭의 운영을 지원하고 있다. 이 뿐만 아니라 호주는 호주 내에서 수집된 테러에 관련된 정보와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 주변지역에 대한 정보를 미국과 함께 공유하고 있다.

 

호주와 미국과의 관계는 매우 긴밀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약간의 균열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지난 1월 트럼프 대통령과 호주 총리 말콤 턴불과의 첫 통화 직후에 뒷말들이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턴불 총리와의 통화 중 난민 협상에 관해 이야기 하던 중 화를 내며 통화를 끊었다고 한다. 나중에 이 통화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매우 우스꽝스럽고 불쾌한 통화라고 평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호주의 중요한 무역 상대국인 중국에 대해 공격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으며, 북한의 미사일 실험에 대해 화염과 분노를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강경한 태도를 내비쳤다. 이러한 미국의 태도는 호주의 국가 안보에 불확실성을 야기하고 있어, 호주 일각에서는 미국과의 전통적인 동맹관계에 대해 재검토할 필요를 제기하고 있다.

 

미국의 분위기가 바뀌고 있으며, 이에 따라 호주는 미국이 아닌 아시아의 국가들과 더 긴밀한 관계를 형성하고 중국과의 전반적인 관계도 개선해야 할 필요를 느끼고 있다. 아시아에서 호주가 차지하고 있는 비중은 점점 더 커져가고 있다. 호주와 미국과의 관계가 어떻게 될지는 모르지만, 호주 역시 미국에 종속된 것이 아니라 독자적인 안보를 구축하기 위해 꽤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게다가 호주는 핵무기를 개발하고 있는 북한과도 그리 멀리 떨어져 있지 않다. 호주 최북단의 다윈은 북한에서 겨우 5700km 정도 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북한 ICBM의 사정권 안에 있는 것이다.

 

호주 정치인이 북한의 위협에 대해 경고함북한의 위협에 대해 경고하는 호주 정치인


이는 호주의 안보에 심각한 의미를 가진다. 미국의 전쟁 수행에서 파인갭이 담당하고 있는 역할. , 드록 공습을 지휘하는 것을 생각해본다면, 미국과 북한 사이에 전쟁이 발발한다면, 호주 역시 북한의 공격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게다가 황량한 사막지역에 홀로 자리잡고 있는 파인갭의 위치를 생각한다면, 북한의 결심은 좀 더 쉬울지도 모른다.

 

파인갭과 미군의 작전수행은 떼어놓을 수 없는 관계를 가지고 있다. 북한에서 어떤 일이 발생하든 그 결과는 파인갭과 파인갭을 지원하공 있는 호주 정부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며, 호주가 그 책임을 져야 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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