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은 테슬라의 미래에 대해 매우 낙관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 만약 테슬라가 전통적인 자동차 회사였다면 설명이 불가능할 정도로 호의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서류상으로만 따져보면, 테슬라는 포드나 GM의 근처에도 미치지 못한다. 포드는 2016년 660만대를 판매했고, 포드는 1000만대를 팔았다. 판면 테슬라는 2016년 고작 7만6000대 밖에 팔지 못했다. 포드와 GM은 2016년엔 수익으로의 전환까지 성공했다. 반면 테슬라는 엄청난 적자를 냈다.
그러나 이달 초 테슬라의 시가총액은 포드를 뛰어넘었고 GM의 뒤를 바짝 쫓고 있다.
이렇게 고평가를 받고 있는 것은 테슬라가 훗날 엄청난 이익을 낼 수 있는 배터리 사업에 위험한 도박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테슬라의 자동차는 완전한 전기자동차이다. 그리고 전기자동차 한대는 스마트폰 5000개에 해당하는 배터리 용량이 필요하다. 그러므로 전기자동차를 주류로 올려놓기 위해서는 현재 주로 스마트폰 혹은 소형 디바이스에 사용되는 배터리와 비교도 안되는 배터리 용량을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테슬라가 가장 먼저 맞이한 도전은 바로 올해 말로 예정된 모델 3의 출시이다. 모델 3는 테슬라가 네바다 사막 한가운데 건설하고 있는 가가팩토리에서 생산하는 배터리를 장착한다.
전문가들은 만약 모델 3가 히트를 친다면, 기가팩토리에서 생산하고 있는 이 배터리들 덕분에 테슬라가 엄청난 경쟁우위를 확보할 수 있게 된다고 예상하고 있다. 다른 회사들도 전기차를 생산할 수 있지만 현재 테슬라가 구상중인 배터리 생산량에 필적하는 수요를 당장 구하기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나 테슬라가 가지고 있는 배터리 우위는 그리 오래가지 않을 전망이다. 다른 배터리 제조업체들도 향후 1~2년 안에 생산능력을 확충할 계획을 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1~2년의 차이가 매우 큰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자동차 시장의 선도 브랜드로써 테슬라의 위치를 공고히 하게 될 것이며, 테슬라가 경쟁업체를 앞서 나갈 수 있는 추가적인 투자를 할 시간이 될 것이다.
왜 테슬라는 베터리를 직접 만들기로 했을까?
가정용 테슬라 배터리
테슬라의 CEO 앨론 머스크는 전기 배터리의 수요 급증을 예상해 2013년경부터 기가팩토리에 막대한 자금을 투자했다. 그 덕분에 기가팩토리는 작년 말부터 배터리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다른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배터리를 충분히 공급받지 못하는 동안 테슬라는 안정적으로 배터리를 수급하는 동시에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며 경쟁업체들보다 훨씬 더 저렴한 가격에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기가팩토리는 이제 앞으로 몇 달 이내에 정식 가동을 시작하며 테슬라의 첫번째 보급형 자동차인 모델 3를 생산하기 시작할 것이다. 약 35000달러 정도의 테슬라 모델 3는 연간 수십만대의 판매를 예상하고 있다. 만약 테슬라의 예상대로 모델 3가 성공을 거두면 다른 자동체 제조업체들은 큰 압박감을 느낄 것이다. 다른 회사들도 모델 3와 경쟁할 수 있는 보급형 전기자동차 대량생산을 계획하겠지만 배터리 수급이 만만치는 않을 것이다.
머스크는 처음부터 끝까지 분명한 계획과 비전을 가지고 전기 자동차 사업을 밀어붙였지만 기존 자동차 업계에서는 그동안 전기자동차에 대해 너무 주춤거렸다.
그리고 앞으로 몇 년 안에 머스크의 도박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보게 될 것이다.
닭이 먼저? 달걀이 먼저?
테슬라는 기가팩토리에 막대한 자금을 투자하고 있다. 원래 50억 달러 정도의 프로젝트로 예상되었는데, 실제 얼마가 집행되었는지 발표하지는 않고 있다. 테슬라는 파나소닉과 합작 투자를 진행하고 있으며 공장이 위치한 네바다 주에서도 많은 세금 감면 혜택을 받고 있다.
테슬라의 기술담당 이사는 2014년 연설에서 기가팩토리가 가지고 있는 의미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앞으로 배터리 용량에 얼마나 많은 향상이 있을지 놀랍습니다. 우리는 기가팩토리 단 하나의 공장에서 출시하는 배터리를 통해 전세계 에너지 저장 용량을 2배로 늘리고 있습니다. 우리는 에너지 공급망 전체를 다시 창조하고 있으며, 지금도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비용도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습니다.”
테슬라는 이렇듯, 전세계의 모든 배터리 용량에 상응하는 대규모의 공장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여 가격을 극단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이라 믿고있다.
테슬라가 호언한데로 배터리 비용을 절감했는지에 대해서는 알 수 없다. 그러나 테슬라 측은 아주 정교한 계획이 있다고 주장한다.
만약 100,000대 이상의 전기자동차를 생산할 수 있다면, 가격이 급격하게 하락하는 지점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기가팩토리는 바로 이런 규모의 경제를 실현시키기 위한 전략이라는 것이다. 테슬라가 연간 100,000대의 전기자동차 혹은 그 이상을 생산해야 하는 이유이다.
그러나 이정도의 대규모 공장을 건설하는 것은 많은 위험부담이 따른다. 특히 설립 초기 테슬라와 같이 소규모의 기업은 사활을 건 도전이었다. 테슬라는 캘리포니아주 프레몬트에 건설 중인 전기자동차 공장에서 2018년까지 연간 50만대의 전기자동차를 생산할 계획을 세우고 있으며, 기가팩토리는 여기에 필요할 전기 배터리를 공급하기 위한 공장이다.
기가팩토리의 건설 계획은 지난 2013년에 발표되었는데, 이 당시만해도 테슬라는 플래그십 모델이자 테슬라의 유일한 모델이었던 모델 S를 겨우 22,450대를 팔았을 뿐이었다. 만약 2018년이 되어도 테슬라가 연간 50만대의 전기자동차를 팔지 못한다면, 아무데도 쓸데 없는 값비싼 공장만이 남게 되는 것이다. (이 같은 위험을 분산하기 위헤 테슬라는 배터리를 일반 가정용으로도 판매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
그러나 머스크는 이런 위험을 무릅쓰는 것이 테슬라의 구상을 현실화할 유일한 방법이라 생각했다.
그의 자서전에서 머스크는 다음과 같이 밝혔다.
“전 세계의 모든 배터리 업체들과 접촉해봤지만, 이들은 배터리 공장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길 원하지 않았다. 이건 마치 닭과 달걀과도 같은 문제이다. 자동차 회사들은 경제성이 확보될 정도의 전기자동차를 판매할 수 없다고 생각했기에 이 같은 규모의 투자를 하지 않았다. 그렇기에 우리가 필요로 하는 리튬이온 배터리를 수급하기 위한 방법은 기가팩토리를 건설하는 것뿐이었다. 우리가 아닌 다른 누구도 이 같은 투자를 하지 않을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기존의 자동차 업계는 주저하고 있었다. 다른 누군가가 앞서서 시도하고 성공하는 것을 확인한 후에 이 같은 프로젝트를 승인할 것이 분명했다.
내년이 되면, 머스크의 이 엄청난 도박의 성패가 결정날 것이다. 테슬라의 전기자동차 생산 능력은 아직 연간 50만대에는 턱없이 모자라다. 그러나 모델3 선주문이 40만대에 달하며, 올해 하반기 즘 프레몬트의 테슬라 공장에서 본격적으로 생산이 시작될 것이다.
만약 소비자들이 모델3를 마음에 들어하고 또 테슬라가 프레몬트 공장의 운영에 안정을 찾는다면, 기가팩토리에서 쏟아지는 배터리들은 테슬라를 다른 전기자동차 경쟁업체들이 넘볼 수 없는 경쟁우위를 제공할 것이다.
반대로 모델3가 혹평을 받게된다면, 혹은 자동차 생산 경험이 없는 테슬라가 공장 운영에 차질을 겪는다면, 기가팩토리를 비롯한 테슬라의 계획에 큰 차질이 생기게 될 것이다.
테슬라의 기가팩토리에 대한 도박이 가져올 성공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테슬라의 자동차 조립 공장
물론 기가팩토리만으로 테슬라에 대한 주식시장의 고평가가 전부 설명되는 것은 아니다. 테슬라의 계획대로 2018년까지 안정적으로 연강 50만대의 전기자동차를 팔 수 있게 되더라도, 경쟁업체들과 비교한다면 아직 조족지혈에 불과하다. 그리고 기존의 자동차 업계 역시 머지않아 자체적인 배터리 공급망을 갖추게 될 것이다.
테슬라가 기가팩토리로 확보한 단 몇 년간의 시간을 활용해 전기차 시장에서 장기적인 우위를 유지할 수 있을까?
배터리 업계에서는 회의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우리나라의 삼성과 LG를 비롯한 세계의 수 많은 기업들이 배터리 사업에 공격적으로 투자를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자동차 업계에서 충분한 수요가 확인된다면 배터리 공급업체들은 그에 상응하는 투자를 공격적으로 집행할 것이다. 특히 LG같은 경우 이미 테슬라에 필적할 정도로 배터리 공급가격을 낮춘 것이 확인되었다.
어쨌거나 모델3가 성공을 거둔다면, 테슬라의 계획 1단계는 성공한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그렇기에 이 모델3의 성공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테슬라가 공언한대로 2018년에 50만대 생산을 성공한다면, 그 다음해부터 생산량을 늘리기 위한 훨씬 공격적인 투자가 이루어 질 것이다.
첫번째 기가팩토리의 성공을 발판 삼아 2020년대에 가동을 시작할 여러 개의 또 다른 기가팩토리가 건설 될 것이다. 그리고 이처럼 대규모 생산 경험이 없는 다른 업체들은 계속해서 테슬라의 꽁무니만 쫓게 될 것이다.
애플이 이미 좋은 모델을 보여주었다. 애플이 사용한 전략은 핵심부품 공급업체와 낮은 가격에 장기 계약을 맺는 것이었다. 이 같은 장기계약이 가능했던 이유는 애플의 아이폰 모델이 많지 않은 반면 엄청나게 많은 열성적인 소비자들 덕분에 안정적으로 대규모 물량을 소화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는 해마다 스마트폰 판매량의 예측이 쉽지 않은 다른 경쟁업체들은 가질 수 없던 애플의 장점이었다.
초기 우위를 발판으로 2018~2019년 동안 테슬라가 다른 경쟁자들을 압도하는 판매량을 올리고 열성적인 팬들을 만들어내는데 성공한다면, 테슬라 역시 전기자동차 시장에서 애플과 비슷한 위치에 오를 수 있다.
배터리 가격이 떨어질수록 테슬라의 경쟁력은 올라간다.
테슬라와 함께 배터리를 만드는 파나소닉
현재 전기모터는 내연기관에 비해 훨씬 저렴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기자동차가 기존의 내연기관 자동차보다 훨씬 비싼 이유는, 배터리가 엄청나게 비싸기 때문이다. 35,000달러인 테슬라의 모델3에서 배터리는 9,000달러에 달한다.
그러나 이런 배터리 가격도 급격하게 떨어지고 있으며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이런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 예상한다. 그러니 전기 자동차를 주력으로 하고 있는 테슬라의 경쟁력도 앞으로 10여년동안 계속해서 높아질 것이다. 테슬라의 전기 자동차에서 가장 높은 비용을 차지하고 있는 핵심 부품의 가격이 매년 급락한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전통적인 내연기관을 쓰는 자동차 부품의 가격은 절대 이렇게 빨리 떨어질 수 없다.
머지않은 미래에 전기자동차가 전통적인 내연기관 자동차보다 훨씬 저렴하게 될 것이다. 전문가들의 예측에 따르면 2022년에는, 내연기관 자동차보다 전기 자동차를 구매하는 것이 총 비용 측면에서 더 저렴해진다고 한다. 그리고 여기에 가장 큰 수혜를 받는 기업은 바로 테슬라가 될 것이다.
테슬라에 대해 회의론을 펴는 사람들은 자동차 산업이 그리 마진이 크지 않은 사업이라는 점을 지적한다. 그리고 지금까지 테슬라는 자동차 사업에서 이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테슬라가 전통적인 자동차 회사들보다 더 비싼 기술을 이용해서 자동차를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몇 년이 채 지나지 않아 전기자동차와 내연기관 자동차는 위치가 바뀔 것이다. 앞으로는 전기자동차의 가격이 전통적인 내연기관 자동차보다 훨씬 저렴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격차는 시간이 갈수록 더 커질 것이다.
만약 테슬라가 그때까지 선도적인 전기자동차 제조업체로 남을 수 있다면, 앞으로 엄청난 수익을 올릴 것이 분명하다. 경쟁업체에 비해 가격경쟁력이 높아질수록, 테슬라의 이익 역시 계속 높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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