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적용될 노동자의 최저임금이 시간당 7530원으로 결정되었다. 근로자 위원과 사용자 위원 그리고 정부측 공익 위원 각9명씩 총 27명이 참석한 가운데 최저임금 위원회가 2018년 최저임금을 합의한 것이다.
대게 근로자 위원들과 사용자 위원들간의 이견이 매우 커서 법정 최저임금 결정시한을 앞두고 극한의 대립을 펼쳐 공익 위원들의 중재안으로 최저임금이 결정된 것을 생각해본다면, 근로자 위원과 사용자 위원들간의 합의로 내년도 최저임금이 결정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 할 수 있다.
문재인 정부가 2020년까지 최저임금을 시간당 10,000원 까지 올린다는 공약을 내세웠던 만큼 당장 내년부터 최저임금이 큰 폭으로 오를 것이란 예측은 있었지만, 노동계는 당장 올해부터 10,000원을 기업 측에서는 경제불황으로 인해 급격한 인상은 무리라며 거의 동결 수준의 최초 의견을 내놓은 것을 감안한다면, 이런 합의는 상당히 이례적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노사 합의안을 통해 최저임금이 결정된 것은 이번이 세 번째이다.
그 결과 내년도 최저임금은 올해 대비 16.4% 상승한 7530원으로 결정되었다. 주휴수당을 포함하여 주 40시간, 월 209시간의 근로시간으로 계산한다면 2018년 최저임금노동자의 월 소득은 157만 3770원으로 상승하게 된다.
이는 참여정부 임기 말이었던 2006년 결정된 2007년 최저임금(12.3% 상승) 이후 역대 최고 인상률 기록이다. 지난 이명박, 박근혜 정부 기간동안 최저임금의 연 평균 상승률은 약 6.4%에 불과했다.
특히 2010년 최저임금은 4,110원으로 전년 대비 2.8%, 110원 오른데 그쳤다. 물론 이명박 대통령 재임기간이 2008년에 시작된 글로벌 금융위기와 겹쳐 참여정부 때와 같이 큰 폭으로 최저임금 상승이 어려웠다는 변명은 있을 수 있다.
허나, 노동자의 임금은 정체하는 동안 부동산을 비롯한 각종 자산들의 가격은 급격하게 상승했다. 공식 통계로 나타나는 소비자 물가는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생필품들을 비롯한 실제 체감 물가 역시 큰 폭으로 상승하여 노동자들의 삶의 질은 상대적으로 더 후퇴하고 말았다.
그 결과 중산층이 붕괴하고, 소득의 양극화가 더욱 격심해지고 있다. 한국의 경제구조는 수출을 담당하는 소수의 대기업들과 대기업에 납품하는 대다수의 중소기업들의 수직적인 구조를 취하고 있다. 정부의 정책지원을 비롯한 각종 혜택을 받은 대기업들은 수출을 통해 막대한 이득을 벌어드리고 있지만, 무분별한 아웃소싱과, 납품하는 중소기업들에 대한 단가후려치기와 불공정 거래 등 갑질로 인해 부의 분배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한편, 수출시장을 제외한 내수시장에서도 대기업의 문어발식 확장, 골목상권 침해 등 시장 장악으로 인해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중소기업들은 시장에서 점점 밀려나고 그 자리를 대기업 계열의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차지하고 있다.
그래도 과거 중소기업 종사자들의 임금은 대기업의 80% 이상에 달해 소득 격차가 그리 크지 않았으나, 현재는 이와 같은 사정으로 인해 중소기업 종사자들은 대기업 임금의 절반도 채 못되는 임금을 받고 있다.
IMF 이후로 일상화된 정리해고로 인해 폭발적으로 늘어난 자영업자들, 가게를 차리기 위해 생긴 막대한 빚, 경제위기 회복을 위해 급격하게 늘린 통화량과 저금리로 인해 끝간데 모르고 상승하는 집값과 임대료 등으로 인해 우리나라의 중산층과 저소득 층은 IMF보다 더 어려운 시절을 보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 중에서도 최저임금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것이 바로 급격하게 증가한 자영업자들이다. 우리나라의 자영업은 레드오션이라는 표현이 부족할 정도로 엄청난 경쟁이 이루어지고 있다. 평생직장이라는 개념이 사라지면서 퇴직한 임금 노동자들이 지금까지 모아온 전 재산을 투자해 자영업에 뛰어드는 것이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의 자영업자 비율은 OECD에서 가장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대부분이 특별한 기술없이 요식업 등에 뛰어드는 바람에 하루에도 수 천개의 자영업장이 문을 닫고 있으며 심지어 1년을 버티는 것도 기적에 가까운 일이되어버렸다. 일부 자영업자들은 여가생활을 내팽겨치고 하루종일 전적으로 업장에서 일만해도 고용한 아르바이트 생들보다 적은 임금을 가져가는 것도 흔한 일이라고 한다. 이 때문에 자영업자들은 최저임금 상승에 강한 반대입장을 낸 것이다.
그러나 최저임금이 자영업자들이 격고 있는 어려움의 원인일까? 그리고 최저임금을 동결하여 부담을 낮춰주는 것이 궁극적으로 우리 경제에 도움이 될 수 있을까?
현재 자영업자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크게 2개로 나눠볼 수 있다. 첫째는 매출의 부진이다. 경기불황이 장기화되고 노동자들의 가처분 소득이 줄어들면서 내수경제에 돈이 돌지 않고 있다. 다시 말해 소비자들이 일상 생활에서 쓰는 지출을 크게 줄인 것이다. 학자금 대출과 집값 상승 등으로 인한 고정지출이 많아 지면서 여가와 일상 생활에 쓸 수 있는 돈이 크게 줄어들었다. 반면, 회사에서 퇴직한 많은 중장년 층이 신규 창업에 나서면서 경쟁자들은 너무 많아졌다.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른 것이다.
두 번째는 과도한 임대료와 권리금 그리고 프랜차이즈 업체들의 갑질 문제이다. 경제 위기 탈출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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