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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보급 곡선



아마 아래와 같은 그래프를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기술 보급 곡선이다.


 

모든 새로운 기술은 위와 같은 그래프 모양으로 대중들에게 보급된다. 개발자와 혁신가들이 트렌드를 선도하고, 얼리 어답터들이 그 뒤를 따른다. 그리고 조금 빠른 대중들과, 조금 느린 대중들이 합류한 후, 맨 마지막에는 느림보들마저 신 기술을 채택한다. 시장에서는 더 이상 이들이 쓰던 구식 제품들을 생산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그래프에서 빠진 사람들이 있다. 혁신자들과 얼리 어답터 사이에 그려져 있어야 하는 사람들이다. 바로 제일 처음 신 기술을 사용하기 시작하는 미치광이들이다.

 

이 미치광이들은, 새로운 기술들에 대해 얼리 어답터들에게 알려주는 사람이다. 이 미치광이들은 신기술이 가능성 있는 것이라는 것을 증명하고, 여기저기 떠들고 다니는 사람이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처럼 말이다.

 

1990년 스위스의 CERN에서 World Wide Web 프로젝트가 처음 시연을 보였다. 1991, 브라우저와 웹 서비스 소프트웨어가 만들어졌다. AOL은 이 시기 등장한 첫번째 인터넷 기업이었다.

 


1992년 말이 되자, 26개의 웹사이트들이 만들어졌다. 1993 4, CERNWWW 기술을 무료로 공개한다고 선언했다. 전 세계 누구든지 공짜로 이 기술을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1994년 말이 되자, 전 세계의 컴퓨터에 수백만개의 브라우저가 설치되었다.

 

아마존은 1994년 창립되었다. 처음엔 그저 책을 파는 온라인 상점일 뿐이었다. 그러나, 아마존은 온라인 쇼핑이 곧 미래가 될 것이라 예측했다. 90년대 중반, 구글이라는 검색엔진이 첫 선을 보였다. 1998년이 되자, 수백만개의 상업 웹 사이트가 생겨났고, 얼리 어답터들은 이제 인터넷이 어떻게 세상을 바꿀 수 있는지에 대해 떠들기 시작했다.

 

1998년은 한국의 문화를 격변하게 한, 온라인 게임 스타크래프트가 첫 선을 보인 해이기도 하다. 그리고 페이스북은 2004, 스냅챗은 2011년 세상에 모습을 들어냈다.

 

지금 와서 다시 돌아보면, 인터넷의 발전과 보급의 속도는 정말 대단했다. 그러나 인터넷의 가장 큰 충격은, 정보화 시대를 열었다는 것이었다.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우리는 전세계와 직접 대화를 나눌 수 있게 된 것이다. 우리의 모든 지식을 온라인 상에 영원히 저장하고 공유할 수 있으며, 사람들은 너무나 쉽게 세상의 모든 것에 접근하고, 모든 것을 배울 수 있게 되었다.

 

사람들은 원하는 무엇이든 세상에 대해 소리칠 수 있게 되었으며, 전 세계 곳곳에서 발생하는 재난과 재해에 재빠르게 대처할 수 있게 되었다. 이제 인터넷이 없는 세상은 상상도 할 수 없게 되었다.



 


새로운 시대의 개막



그리고 이제, 또 다시 세상을 뒤흔들 새로운 기술 격변이 다가오고 있다. 바로 비트코인을 선두로 하는 가상화폐의 물결이다. 가상화폐란 표현보다는 차라리 돈의 인터넷, Internet of Money”라는 표현이 적당할 수도 있을 것이다.

 

우리가 지금 위치한 곳은, 인터넷의 초창기인 1993-1994년 즈음일 것이다. 가상화폐의 페이스북과 트위터가 등장하려면 아직 10년정도 남은 시점.

 

물론 혁신의 속도는 점점 더 빨라지고 있기 때문에, 실제로 가상화폐의 페이스북이나 트위터가 등장하기까지는 약 3~5년 정도가 남았을 것이다.

 


현재, 가상화폐 시장에서는 수천개의 새로운 회사들이, 서로 다른 수천개의 동전(가상화폐를)을 가지고 분권화된 새로운 세상을 외치고 있다.

 

가상화폐라는 신기술에서 우리는 현재 3단계에는 접근도 하지 못했다. 가상화폐를 현실세계에서 실 사용하는 것은 아직도 매우 어렵다. 사실 이는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기도 하다.

 

인터넷의 초창기에 이메일을 보내려면, 코드를 적고도 엄청난 시간이 더 필요했었다. 그러나 이제는 단 한 번의 클릭만으로도 전 세계로 트윗을 보낼 수 있으며, 이로 인해 혁명이 일어나기도 한다.



 


기술도입 비율 그래프



기술도입비율기술도입비율


위 그래프는, 기술 도입 비율 그래프인데, 새로운 기술들이 광범위하게 보급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렸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전기와, 전화기는 보급률 60%를 달성하기 위해 수십년의 시간이 걸렸다. 그러나 디지털 시대가 가까워질수록 보급되는 속도가 엄청나게 빨라지고 있다.

 


우리는 스스로를 디지털 세대라고 말하기는 하지만, 오늘날 태어나고 있는 아이들이야 말로 진정한 디지털 세대라고 할 수 있다. 이 아이들은 자율주행 자동차를 광범위하게 소유하게 될 첫번째 세대일 것이다.

 

그리고 이 아이들은 가상화폐를 광범위하게 사용할 첫번째 세대가 될 것이다.

 


화폐의 보급



화폐 혁명이 있었던 16세기 이전을 떠올려보자. 금을 보관하고 있다는 보증서로 금을 대체한다는 주장이 얼마나 급진적인 생각이었는가 말이다.

 

비트코인 전문가인 Andreas Antonopoulos는 이렇게 말했다.

 

비트코인이 이상하다 생각이 든다면, 종이 쪼가리 따위가 금을 대신한다는 얘기를 들었던 16세기 사람들을 떠올려 보세요. 아마 이 얘기를 들은 16세기 사람들은 이 미친놈이 자기를 놀린다고 생각했겠지요


이 생각은 그 당시로서는 매우 급진적이어서 직관적으로 받아들이기 매우 힘들었겠지만, 지금에 와서는 너무나 당연한 말이 되었습니다.

 

더 먼 옛날로 거슬러 올라가보자. 10만년에서 2만년 전까지, 원시인들 사이에서는 돈이라고 하는 개념 자체가 없었다. 인류학자들은 어떤 원시 부족이나 문명도 물물교환에 의존하는 교역체계를 가지고 있지 않다고 주장한다. 

 

초기 부족들은 비능률적인 장부(Ledger)에 의존했다. 부족민들은 누가, 누구에게 얼마나 빚을 지고 있는지 기억하고 있어야 했다. 만약 맘모스를 사냥했는데, 친구가 고기 좀 달라고 요청한다면, 누구에게 얼마나 고기를 떼어주었는지 기억하고 있어야, 나중에 비슷한 호의를 요구할 수 있었다.

 

이 비능률적인 경제 시스템은 다른 어떤 시스템보다 인류 역사에서 오랫동안 지속되었다.

 

그러다가, 어떤 원시인이 조개나, 구슬 혹은 돌을 이용해 부족내에서의 거래를 기록할 수 있다는 것을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전 세계 모든 곳에서 비슷한 혁명이 일어났다.

 

원시 조기 껍데기 화폐원시 조기 껍데기 화폐


하지만 인구가 점점 늘어나고, 좀 더 큰 사회를 형성하고 서로 다른 부족과의 접촉이 잦아지면서, 이 같은 시스템도 무너졌다. 어느 부족은 조개껍질을 사용했지만, 모든 부족들이 똑같이 조개껍질을 사용한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해안가 부족들에게 조개껍질은 너무나 흔한 것이었다.

 

그래서 인류는 화폐로 쓸 수 있는 공통의 무언가를 찾기 시작했다.

 

인류학자들은 만약 어떤 부족의 주변 환경을 알 수 있다면, 그 부족이 어떤 물건을 화폐로 사용했는지 알 수 있다고 합니다. 원시 화폐는 반드시 다음 6가지 특징을 가진 물건이어야 했습니다


희귀성, 가분성, 운송가능성, 내구성, 인식성 그리고 대체성.

 

원시부족들의 화폐는 정도는 약간씩 다르기는 하겠지만, 이 같은 특징을 가지고 있어야만 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화폐 시스템은 약 5000년 전 붕괴되었습니다. 전 세계에서 예외가 없이 말입니다.

 

6가지 특징을 가지고 있는 하나의 물질이 등장했기 때문입니다. 바로 금입니다.

 

사람들이 돈에 대해 가지고 있는 신화는 돈에 내재가치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돈은 내재가치가 없다. 돈은 빚을 추적하기 위한 일종의 장부에 불과하다.

 

돈의 형태가 어떠하든 관계없이, 돈이 가치를 가지고 있는 이유는, 장부의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금이 가치가 있는 것은 금으로 장신구 따위를 만들 수 있어서가 아니다. 사람들이 금이 가치가 있다고 믿기 때문에 금이 가치가 있는 것이다.

 

지난 5천년간 인류의 역사에서 금은 화폐의 역할을 했다. “금본위제는 인류가 찾은 가장 훌륭한 형태의 장부였다. 비트코인과 블록체인이 등장하기 전까지 말이다.



 


돈의 6가지 특성


  1. Scarcity - 희소성
  2. Divisible - 가분성
  3. Transportable - 운송가능성
  4. Durable - 내구성
  5. Recognizable -인식성
  6. Fungible - 대체성


비트코인은 돈의 6가지 특성 전부에서 금보다 우월하다. 비트코인은 매우 희소하고 (2100만개 고정), 1억분의 1까지 나눌 수 있으며, 디지털 형태로 전송 가능하고 파괴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내구성이 좋다. 비트코인은 암호방식으로 인식 가능하며, 대체 가능하다.

 

이 같은 특성은 다른 가상화폐에도 사실상 그대로 적용된다. 어떤 가상화폐는 정부 발행 화폐와 같이 인플레이션에 기반을 두고 있으며, 또 다른 가상화폐는 반대로 일정한 동전 수량을 정해두고 있다. 그리고 이 밖에도 각각의 가상화폐들은 각자의 독특한 특성과 쓰임새를 가지고 있다.

 

예를들어 IOTAIoT에서 기기간 통신에 사용될 목표를 가지고 있으며, 이더리움과 NEO 그리고 LISK는 분권화된 어플리케이션을 위한 플랫폼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ZCash와 모네로는 금융거래 추적을 피하기 위한 은밀한 분야를 노리고 있다.

 

이 같은 가상화폐들은 새로운 자산을 만들어나가는 한편, 화폐의 새로운 디지털 혁명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각각의 동전들은 각자의 블록체인 원장을 가지고 앞으로 가치가 폭등할 것이라 주장하고 있다. 그리고 우리는 이 사탕발린 말에 반쯤은 속으며, 또 반쯤은 확신을 가지고 불나방처럼 달려들고 있다.

 

사실 지금이 가장 흥미로운 시기이다. 새로운 기술이, 화폐가 널리 보급되기 바로 직전인 바로 이 시기 말이다. 돈의 인터넷(Internet of Money) 시대에 들어오게 된 것을 축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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