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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해야 할 일이 산더미처럼 쌓일 때가 있다. 머지않아 마감일이 다가오고, 일을 다 끝내지 못한다면 끔찍한 결과가 일어날 것도 알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해야 할 일을 하지않고 TV를 보거나 게임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정작 해야 할 일을 내일로 미루는 경우가 많다.

 

과도한 가치폄하 효과(Hyperbolic Discounting)에 빠진 것이다.

 

과도한 가치폄하 효과는 일종의 확증 편향(Cognitive Bias)인데, 크고 나중에 얻을 보상보다는 작아도 당장 얻을 수 있는 보상을 더 높게 평가하는 현상이다. 이 같은 현상은 마감이 더 가까울 때 자주 발생한다.

 

이를 발견한 아주 고전적인 실험이 있다. 실험자들에게 연구원들이 2가지 선택지를 주었다. 하나는 오늘 당장 100달러를 받는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1주일 후에 120달러를 받는 것이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오늘 당장 100달러를 받는 것을 선택했다.


그런데 다음과 같이 비슷한 조건의 선택지를 주었을 땐 다른 반응을 보였다. 1년 후에 100달러를 받을지 혹은 1+1주일 후에 120달러를 받을지를 물어보자, 실험자들은 대부분 120달러를 받는 것을 선택한 것이다.

 

불행히도, 우리가 일상 생활에서 매일매일 맞이하는 선택의 기로에서는 이 같은 보상의 크기를 명확히 비교하는 것이 쉽지 않다. 만약 몇 달 후 휴가를 간다고 가정해보자. 이럴 경우, 몸매를 관리하기 위해 오늘 맛있는 음식을 포기해야 할까?

 

우리의 건강, 재정, 안전과 커리어 등에 관한 중요한 결정은 이런 과도한 가치폄하 효과에 노출되어 있다. 이와 같은 결정들은 대부분 오늘 당장의 즐거움과 미래의 성공 사이에 상충관계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오늘 할 일을 미루게 된다면, 미래의 성공을 포기하는 대신 당장의 만족과 행복을 누리는 것을 선택하는 것이다.

 


만약 결혼준비 자금으로 3년 후 까지 4000만원을 모아야 한다는 목표를 세웠다고 치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젊었을 때 아니면 가기 힘든 해외여행, 취미 생활, 값비싼 명품을 즐기기 위해서 돈을 쓴다면, 당장의 만족과 즐거움을 누릴 수는 있겠지만, 장기적인 계획 측면에서 고려해보자면, 그리 현명한 선택은 아닐 것이다.

 


나는 왜 항상 이럴까?



사실 확증 편향은 인류가 진화과정에서 습득한 생존수단이다. (특히 의사 결정할 때 많은 영향과 도움을 준다) 그러나 확증 편향이 언제나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

 

우리의 뇌는 완전히 합리적이지 못하다. 세상에는 우리가 처리해야하는 정보들이 너무 많기 때문에, 인류는 생존에 필요한 중요한 정보라고 판단하는 것들만 선택적으로 처리하도록 진화되었다.

 

동굴에서나 살던 선사시대의 우리 선조들에게는 현대인이 겪고있는 수많은 복잡한 문제가 없었다. 오늘 돼지 한 마리를 잡아 먹을 것인지, 아니면 1년 후에 4마리 돼지를 먹을 것인지 같은 고민을 할 이유가 없었다는 의미이다.

 

당장 내일까지 살아남을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는 혹독한 환경에 살던 인류는 지금 당장 생존하는데 필요한 것을 취하도록 진화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의 뇌는 불확실한 미래의 이익 때문에 현재의 확실한 이익을 포기한다는 것에 익숙하지 못하다.

 


그러면 우리는 어쩔 수 없는 것인가?

 

그렇지 않다. 더 좋은 선택을 할 수 있는 몇 가지 방법이 있다.

 


미래의 자신에 감정을 이입해보자



오늘 할 일을 내일로 미루는 것은 참 쉬운 일이다. 미래의 내가 무한한 에너지와 끊임 없는 동기부여를 가진 슈퍼맨이라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불행히도, 미래의 나에 대한 이런 환상은 당연히 사실이 아니다.

 

해야 할 일을 미루기 전, 미래의 자신에 모습에 대해 생각해보자. 얼마나 힘들고, 지치고, 졸릴지에 대해서 말이다. 미래의 내가 진짜 일을 끝낼 수 있을지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보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미래의 내 모습에 대해 의식적으로 평가하고 결정을 내리는 것은, 오늘 해야 할 일에 착수하는데 큰 동기부여가 될 것이다.

 


사전위탁



과도한 가치폄하 효과는 의사 결정이 먼 미래에 대한 것 일 때, 좀 더 참을성을 보여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사전위탁은 미래의 자신의 모습을 현재의 결정에 묶어 두는 것이다. 미래의 당신이 겪게 될 유혹을 미리 제거함으로써 성공에 좀 더 가까워질 수 있다. 미래의 내가 목표로부터 뒷걸음질치는 것을 어렵게 만들어야 한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미래 소득의 일부를 퇴직자금으로 미리 저축하기로 결정한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더 많은 돈을 저축했다고 한다.

 

이는 막연히 영어를 배워야지!’하고 결심하는 것 보다, 실제로 영어 학원에 등록해서 매주 커리큘럼을 진행하는 것이 더 효과적인 이유이다. 단순히 학원에서 교육을 받는 다는 것 보다는, 돈을 내고 학원에 가야하는 의무를 스스로 만들어 놓으면 농땡이치기가 더 어려운 것과 같은 이치이다.

 

혹은 스스로의 결심을 주변사람들에게 널리 알리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주변사람들에게 내 결심을 알리면 스스로 웃음거리가 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해야 할 일을 미루지 않게 된다.

 


큰 목표를 여러 개의 작은 목표로 쪼개라



물론 큰 목표를 세워야 큰 보상이 돌아온다. 그러나 제2 외국어로 중국어를 배우기!와 같은 큰 목표는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한다. 그리고 이런 큰 목표에 대한 보상은 너무 늦게 돌아온다.

 

반면 지금 당장 TV보거나 게임하기와 같은 선택은 작지만 즉각적인 보상을 제공한다. 이 경우 우리는 쉽게 과도한 가치폄하 효과에 빠지게 된다. 그리고 작은 유혹에 쉽게 빠진다.

 

그러나 큰 목표를 여러 개의 작은 해야 할 일들로 나누게 되면, 이 작은 일들을 끝낼 때 마다, 작지만 보상을 즉각적으로 얻을 수 있게 된다. , 먼 미래 언젠간 받게 될 가능성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즉각적이면서도 확실한 보상으로 인식되는 것이다.


 


결론



인간은 우리의 생각처럼 이성적인 존재가 아니다. 이는 우리의 잘못이 아니라, 야생에서 수십만 년 동안 살아온 인류의 진화과정에서 기인한 것이다.

 

오늘 할 일을 내일 미루는 것처럼, 우리는 다음날 생각해보면 너무나도 끔찍할 결정을 자주 반복한다. 어떤 사람들은 이러한 본인들의 모습에 너무나 크게 실망하기도 하지만, 앞서 말한 것처럼 이는 우리의 잘못도 아니고, 그 사람의 의지력이 특별이 약한 것도 아니다. 다만 인간이라는 존재가 원래 그러한 본능을 가지고 있으며, 이를 컨트롤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과도한 가치폄하 효과라는 것이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오늘의 인내와 내일의 보상, 혹은 오늘의 보상과 내일의 고통 사이의 상충관계에 대해서 주의 깊게 비교해볼 수 있다면, 우리의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한 층 더 가까워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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