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에 위치한 중국 국영기업 중국상용기유한책임회에서 제조한 중국의 2번째 자체제작 중대형 민항기가 조립되고 있다.
중국 경제의 생산성 저하
현재 중국 경제는 탄탄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총생산(GDP)는 지난 2분기 6.9%가 성장해, 2015년 3분기 이후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중국 경제 당국은 “경제가 급격히 개선되고 있으며 주요 경제 지표 역시 긍정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자축하고 있다.
그러나 핵심 지표인 총요소생산성은 중국 경제의 건정성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총요소생산성은 추가적인 노동과 자본 투입 없이 증가하는 산출량을 의미한다. 따라서 어떤 국가의 경제가 질적으로 성장한다는 것은 바로 총요소생산성이 증가하는 것을 측정함으로써 알 수 있기도 하다. 지난 1998년에서 2007년사이 중국의 제조업 생산성은 연 평균 2.6% 성장했다. 그러나 이후 거의 0% 가깝게 추락했다. 반면 미국 같은 기간 생산성 증가율이 1%에서 0.5%로 절반정도 하락하는데 그쳤다.
산업화, 공급망의 발달 그리고 컴퓨터와 같은 기술이 도입되면서 급격하게 증가한 생산성이 이후 성장세가 둔화되는 것은 그리 드문 일은 아니다. 그러나 중국처럼 급격하게 추락하는 경우도 많지 않다.
이 같은 급격한 하락의 이유가 무엇일까? 여기에는 분명한 정답이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중국은 2008년 4조 위안(600조 원)에 달하는 경기 부양책을 발표했다. 이 자금은 성장률을 유지하고 대량 해고를 막기 위해 대부분 국영기업체들로 직접 흘러 들어갔다.
덕분에 중국은 경기 경착륙을 막는데 성공했지만, 국영기업에 집중된 재정정책 때문에 민간 분야는 심대한 타격을 입었다.
국영기업은 중국 국내 총 대출액의 30% 이상을 차지하지만, GDP에 대한 기여는 10%에도 미치지 못한다. 중국 정부의 국영 기업에 집중된 단기간의 경제 처방은 민간 분야와 생산성 증가율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 결과 중국의 앞에 저성장이라는 미래가 점점 다가오고 있다.
대부분의 국가에서, 시장 경쟁은 생산성 향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산업 정책에 대한 중국 정부의 오랜 집착은 시진핑 주성의 지도아래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이를 2년 전 발표한 중국의 Made in China 2025 청사진에서 확인할 수 있는데, 이는 제 13차 5개년 계획을 보완하는 산업 경쟁력 강화 계획이다.
이 청사진의 목표는 신용 제공과, 보조금, 세제 혜택 그리고 다른 지원들을 통해 항공, 로봇, 신 에너지 차량과 같은 분야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기업들을 배출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는 건강한 기업이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도록 방해하는 일부 좀비 기업들의 생명을 연장시켜주고 있다.
좀비 기업의 망령
역동적인 경제 환경에서, 훌륭한 기업들은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 나갈 수 있지만, 나쁜 기업들이 퇴출되지 않는다면, 생산성 향상은 요원한 목표에 불과하다. 특히 중국에서 훌륭한 기업들이 나쁜 기업들을 퇴출 시키며 생산성 향상을 이룩하는 일은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중국은 연구 개발에 투자하는 회사에 세금 감면 혜택을 제공하고, 광둥성을 비롯한 일부 지방 정부는 회사가 새로 도입하는 로봇마다 보조금을 제공한다. 공산당 간부들과의 결탁이 용이한 국영기업들은 이런 보조금 활용에 더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그래서 국영기업의 75%가 연구 개발에 막대한 자금을 투자하고 있고, 14%는 로봇을 보유하고 있지만, 민간 기업들의 각각 42%와 6%만이 연구 개발과 로봇에 투자하고 있다고 한다.
민간 기업 부문의 생산성 향상에 대한 투자가 더딘 것은 중국 노동자의 임금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는 것을 고려한다면 매우 우려되는 상황이다. 지난 10년동안 월평균 제조업 종사자 임금은 2배 이상 상승해 4,126위안(약 65만원)에 육박하고 있다. 이는 멕시코와 말레이시아보다 높은 수치이다.
그러나 생산성 향상은 이 같은 임금 상승과 보조를 맞추지 못하고 있으며, 이는 중국 기업들의 수익률에 막대한 압박을 가하고 있다.
중국은 어떻게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할까? 지난 2008년 이전 중국이 기록했던 인상적인 수준의 생산성 향상은 WTO 가입을 위해 1990년대 후반에 시작된 수만개의 국영기업의 폐쇄와 수입 관세 및 기타 무역장벽의 축소를 포함한 시장 개방 개혁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문제는 시장 자유화 정책이 거의 중단된 상태라는 것이다. 현재 중국 정부는 통신과 화물 운송를 비롯한 많은 분야에서 보호무역을 강화하고 있으며, 자유로운 경쟁을 거부하며, 좀비 기업들의 생명을 연장해 주고 있다.
현재 중국 경제가 겪고 있는 문제는 자원 분배의 왜곡과 이에 따른 비효율성에 기인하고 있으며, 이 같은 문제가 해결이 되어야 생산성 향상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