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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냉전과 트럼프 그리고 독일군의 재건

category # 역 사 2017. 3. 28. 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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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투아니아세토카이주황색 기관차가 역을 향해 천천히 들어왔다수송칸에 적재된 화물들은 흩날리는 눈발에 가려져 흐릿하게 보였다한 독일 장교가 화물을 내릴 것을 명령했다병사들은 분데스베어독일 연방군의 마크가 선명하게 새겨진 20대의 장갑차를 하역하기 시작했다.

 

오래된 영화를 상기시키는 이 장면은 새로운 시대를 상징하는 듯하다나치가 발트 국가들을 침공한지 75년만에독일군이 리투아니아로 돌아온 것이다물론 이번에는 동맹국의 자격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동맹국들에게 안보 부담을 더 책임질 것을 압박하면서독일이 제 1의 타겟이 되었다미국이 원하는 목표를 맞추기 위해서는유럽 최고의 경제 대국인 독일의 재무장이 빠르게 진행되어서유럽 최강의 전력을 다시 확보할 수 밖에 없게 되었다.

 

독일군의 르네상스를 가장 격렬하게 그리고 가장 앞장서서 반대한 것은 바로 독일인들이었다독일은 나치의 역사 때문에군국주의에 대한 강한 거부감을 가지고 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독일 재무장에 대한 여론은 빠르게 확대되고 있으며, 또 이는 도날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서양 정책의 핵심 내용이기도 하다.

 

작년 11월에 있었던 미국의 대선 직후부터독일은 트럼프의 미국과 푸틴의 러시아 양쪽으로부터 압박을 받기 시작하여점점 더 불안을 느끼기 시작했다동맹국들의 재무장을 압박하는 트럼프의 정책에 발맞춰독일도 베를린 장벽 붕괴이후 처음으로 대규모 군비 확장을 심각하게 논의하고 있다.


 

리투아니아의 독일군 모습보다 새로운 미래의 모습을 더 잘 보여주는 예시는 없을 것이다. 500여명의 독일 바이에른 전투 대대가 러시아의 역외 영토, 칼리닌그라드의 국경을 마주보고 전진 배치된 것이다. NATO 계획의 일환인 이 전진 배치는냉전 이후 러시아 국경을 향한 독일의 가장 야심 찬 군사 작전이었다. 20대의 마르더 보병장갑전투차, 6대의 레오파드 전차, 12대의 보병수송장갑차를 장비하고 리투아니아에 나타난 독일군의 위용은 당당했다.

 

리투아니아 주둔 독일군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은 NATO가 쓸모없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며 우리는 독립성을 갖출 필요가 있으며그렇게 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독일이 주도한 NATO군 파병은 벨기에와 네덜란드 그리고 노르웨이가 소규모 부대를 함께 보내면서 이루어졌다이것은 푸틴에 대한 유럽의 강력한 경고 메시지였다.

 

그러나 새로운 냉전의 시작이 예상되는 유럽에서독일군의 파병은 신-독일의 힘에 대한 위험을 다시 불러일으킬 위험을 동반한다이는 독일의 어두운 과거를 다시 들춰내면서 독일군의 확장을 주저 앉히려는 러시아의 전략과도 일치한다. 21세기의 새로운 형태의 전쟁 양상에 걸맞는 첫번째 탄환이 이미 발사되었다.

 

최근리투아니아 경찰언론 및 정치인들은 독일군이 15세 어린 리투아니아 소녀를 강간했다는 거짓 이메일을 받았다리투아니아 정부는 이 주장에 대해 신속하게 거짓이라는 성명을 냈지만일부 소매점과 소셜 미디어 유저들은 이미 이 주장을 널리 퍼트린 상태였다정부 관계자는 이 거짓 뉴스의 배후에 러시아가 있는지에 대해서 조사하고 있다.

 

만약 제 개인적인 의견을 묻는다면저는 러시아가 배후에 있다고 생각합니다아주 높은 확률로요.” 리투아니아 국방장관은 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하기까지 했다.

 

친 러시아 웹사이트에서는좀 더 오래된 고정관념을 퍼트리고 있다독일과 나토군의 리투아니아 주둔이 독일의 제 2차 침략이라는 것이다.

 

독일이 다시 기지개를 켜기 시작하면서이 오래된 이미지는러시아의 선전활동을 통해 다시 생명을 갖게 되었다지난 주러시아의 국방부는 모스크바 근교의 군사 테마파크에서 구 나치 제국의회의 건물을 건설했다고 밝혔다젊은 러시아인들이 1945년의 베를린 점령을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도록 하려는 의도였다.

 

그러나 러시아의 그늘이 깊게 드리워진 구 소련의 일원이었던 리투아니아에서는 나치의 유산은 거의 고대사의 취급을 받고 있다많은 리투아니아인들에게 현대 독일은 민주주의의 보루이며지구촌에서 가장 강력한 인권 보호국 중 하나이자 자유의 상징이다그리고 NATO의 결속이 불확실해진 시기에 러시아의 위협에 직면한 리투아니아인들은 더 강한 독일을 동맹으로 원하고 있다.

 

미국의 리더십은 유지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그러나 유럽의 리더십도 필요합니다.” 리투아니아 국방장관의 발언이었다영국이 유럽 연합에서 탈퇴하는 과정에 있음을 주목하면서 그는 독일이 지역 안정을 위한 가장 확실한 새로운 보증인이라 주장하였다.

 

독일이 안될 이유는 무엇입니까왜죠?” 그는 반문했다.

 

그러나 많은 독일인들은 새로운 군비경쟁에 소요되는 비용 등과 같은 많은 이유가 있다올해 실시된 여론조사에 따르면 독일인의 55%는 향후 국방 비용의 증액을 반대하고 42%는 지지한다고 밝혔다.

 


독일군은 폴란드와 동유럽의 일부 지역에서 몇 차례 군사 훈련을 실시했으며 공군은 유럽의 국경을 침범하는 러시아 공군을 경계하기 위한 역할을 맡았다그리고 발칸 반도와 아프가니스탄 그리고 작년에는 말리에 병력을 파견하는 등 더 위험한 임무를 수행하기 시작했다또 독일군은 IS에 대한 연합군의 전투에서 병참 지원역할을 수행하기도 했다.

 

그리고 독일군은 그 역할을 점점 더 확대할 예정이다. 2014년 독일 당국자는 다른 NATO국가들과 함께 10년내에 국내 총 생산의 2%이상을 국방비에 배정하기로 합의했다. 2016년 독일의 국방비 지출은 GDP 1.2%에 불과했다그러나 최근까지도 많은 독일 당국자들은 독일이 프랑스와 영국보다 더 많은 국방비를 지출한다는 계획에 대해 정치적으로는 받아들이기 힘들 것이라 생각했다고 한다.



그러나 트럼프의 승리 이후 독일의 정치가전문가 및 언론은 이 문제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으며더 강력한 군대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점차 힘을 얻고 있다지난 달 독일의 국방부는 2024년까지 독일의 병력을 20만명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작년 6월 독일군은 역사상 최저치인 166,500명에 불과했다. 26년간의 군축 끝에독일의 국방비 지출은 작년에만 8% 증액되었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냉정한 이성을 강조했지만총리 역시 국방비 증액을 주장하였다국방부 장관 우르술라 폰 데어 라이엔은 최근 독일의 군사적 책임은 피할 수 없는” 일이라며 더 강하게 주장하기도 했다가능성은 적어 보이지만어떤 이들은 독일의 핵무장까지 주장하고 있다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본인의 주장을 고수한다면미국은 유럽의 안보문제에서 손을 떼게 될 것이며 1945년 이후 처음으로 유럽은 자주국방을 택해야 하게 될 것입니다이는 국방비의 증가징병제의 부활을 의미할 것입니다.”고 리투아니아 국방부 장관이 말했다.

 

독일은 동맹국들과 함께 유럽 공동 작전을 통해 군사 활동의 확대를 모색하기 시작했으며전문가들은 NATO를 그 매개체로 보았다예를 들어주 리투아니아 독일 군은 동유럽에서 펼쳐지는 광범위한 동맹국의 대 러시아 억제력의 일환이며폴란드라트비아에스토니아에 주둔한 미군캐나다군 그리고 영국이 주도하는 다른 파병국들과 함께하는 것이다.

 

일부 독일의 인접국들 특히 폴란드 같은 나라에서는 과거사 때문에 독일군의 재건에 대한 반대 여론이 남아 있다그러나 이 오래된 편견은 빠르게 사라져가고 있다.

 

예를 들어소련이 점령하고 있던 리투아니아는 1941년 나치의 침공을 받았다 3제국은 1945년까지 리투아니아를 점령했는데이 때 유대인 20만명이 학살당하기도 했다. 2차대전 이후냉전이 끝나고 독립을 달성하기 전까지 소련의 지배하에 놓이게 되었다그러나 지난 10년동안리투아니아는 운명을 서방에 걸기로 했다리투아니아는 2004년 EU와 NATO에 가입했다이는 러시아의 분노를 자극하는 것이었다.

 

최근리투아니아 인들은 국경 바로 건너편에 존재하는 러시아라는 거대한 곰에 대한 두려움이 급증하고 있다우크라이나 침공과 크림 합병 이후러시아 정치인들은 소련의 붕괴 이후에 리투아니아에게 부동항을 잘 못 선물” 했다고 노골적으로 발언하기 시작했다러시아와 관련 있다 추정되는 해커들이 정부의 서버와 TV 방송국들을 해킹하기도 했다.

 

NATO군의 주둔지에서 약 10km정도 떨어진 곳에 조나바라는 도시에서 1940나치는 2천명의 유대인을 학살했다그러나 전해지는 바에 따르면독일의 점령 기간은 그래도 뒤 이어진 소련치하보다는 더 나은 것으로 기억된다고 한다.

 

한편 독일군은 현지 주민들과 협조적인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리투아니아의 나치 시대에 관한 민감한 사항들에 대해 사전 교육을 받았다조나바의 시장은 독일군이 작년 6월 주둔한 이래로 발생한 유일한 사고는한 미군과 현지 남성이 여성의 관심을 사기위해 언쟁을 벌였던 사건 뿐이라고 강조했다.

 

주 리투아니아 독일군 사병은 이렇게 말했다. “이것이 역사의 반복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독일은 과거에도 이 곳에 온 적이 있긴 하죠그러나 제가 아는 것은 우리는 신 냉전에 접어들었고우리는 여기에 도움을 주기 위해 온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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